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정 3기 마법사1)




0. 들어가며

   한국에서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년 지방선거에 인천여성회의 정치적 입장과 인천지역 여성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출
마시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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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릇에 담기면서 시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했고, 그 힘이 지역을 바꾸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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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그것도 비혼 여성에게는 너무나도 불리한 선거법
   예비선거운동 기간 동안 법적으로 선거를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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딪히며 인천여성회 회원으로서 일체감을 느끼는 자리이자, 본 선거 기간이 시작되기 전 힘을 다
지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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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까지 야권 단일화라는 대전제를 합의시키기는 불가능했다.
    과연 범야권단일후보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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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을 나눴다.


   3) 셋째 날 (22일)
   거리에서 하루 종일 유권자들을 만날 때 자신 있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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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홉째 날 (28일)
   단합대회를 했다. 선거 막바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무슨 짓이냐고 묻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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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의
첫 목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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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당선 후인지라 운동원들은 다행스러운 결과를 고마워하면서 서로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
고 이소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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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 설사 당선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아마 인천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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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중앙의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으
로 주민들,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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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했을 때 여성들은 선거라는 공간에서 단순한 바람잡이가 아니라 자기 요구를 실현
하는 적극적인 정치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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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19_마법사_실천여성학_발표문

  1. 1.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정 3기 마법사1) 0. 들어가며 한국에서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대회(World Conference for Women)에서 성주류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여성할당제를 권고안으로 채택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1995년부터 본격적 으로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의 가능성이 확장되었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진보적 여성운동’2)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정책을 입안하고 추 진했으며,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여성관련 법제도의 제 개정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이뤄진 한국의 여성 정치세력화 논의는 다분히 할당제와 법제도적 측 면의 변화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운동의 제도 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졌으며, ‘정치세력화’를 중심으로 여성 국회의원, 여성 정치인을 늘리 는 위로부터의 세력화를 강조하는 것이 여성해방의 지향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기층 여성 들의 삶과는 어떤 연관을 가지게 되는 것인지, 여성운동의 제도화 안에서 여성해방이라는 과제 는 여전히 이야기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3) 200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을 시작했던 나 역시 여성정치세력화가 곧 제도화로 연결되는 현재의 논의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여성운동의 제도화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었 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법제도는 바뀌었으나 여성들이 실제 살아가고 현실, 여성억압적인 상 황,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법제도와 여성 정치인의 수의 변화만큼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나의 경험과 내가 여성운동을 하면서 만난 여성들의 삶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법제도를 변화시키는 것, 여성들이 제도정치에 진출하는 것이 아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현실정치와 법제도는 여성의 삶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따라서 여성들 이 제도정치에 진출해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반여성적인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반드시 필 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아래로부터의 운동, 즉 여성들의 구체적인 요구가 운동으로 모아지고, 그 힘으로 제도정치에 진출하는 제도화가 수반되지 않을 때에는 분명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내가 활동하고 있는 인천여성회는 2010년 7차 정기총회4)에서 2010 1) 마법사는 인천여성회 정책팀장으로 이번 지방선거 이소헌 선거캠프에서 정책, 홍보 담당으로 활동했다. 2) 이 글에 나오는 ‘진보적 여성운동’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소속 여성단체들의 운동을 말한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진보적 여성운동은 다양하게 분화하였고 사회운동 안에서도 새로운 여성운동이 발아되 어, 더 이상 ‘진보적 여성운동=여연 운동’으로 등치시키기 어렵게 되었다. 인천여성회 역시 2000년대 이후 풀뿌리지역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여성운동으로 ‘진보적 여성운동’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 러나 국가에 의해 동원되지 않은 자발적 운동이라는 점, 사회변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진보적 가치 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문현아. 2007. 「페미니즘, 제도화를 넘어 아래로부터 정치세력화를 지향하자」. 『진보평론』제34호. 4) 2010년 2월 26일 영화공간주안 컬쳐팩토리홀에서 개최했다. 2009년 사업평가, 2010년 사업계획 승인 및 임원선출을 안건으로 진행했으며, 특별안건으로 2010지방선거 참여전략을 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내 - 1 -
  2. 2.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년 지방선거에 인천여성회의 정치적 입장과 인천지역 여성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출 마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도 인천여성회 회원이 지방선거에 후보로 출마, 당선된 경험은 있 었으나 회원들의 총회 결정으로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원들은 출마를 결심한 이소 헌 부평지부 사무국장에게 ‘대리인’5)이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선거에 여성후보가 얼마나 출마하고 얼마나 당선되는가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성 정치세력화를 논의함에 있어 여성후보의 출마와 당선 과정이 과연 여성정치세력화와 어떠한 상 관관계를 가지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성후보 의 선거 출마, 그 중에서도 여성운동단체6)의 조직적인 선거참여가 여성정치의 가능성을 확장하 는 계기이자 과정이 될 수 있는가 가늠해 보는 것도 여성정치세력화의 논의에 의미 있는 작업 이 될 것이다. 끝으로 지역과 여성, 풀뿌리운동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구체적인 경험에 기초해 지도를 그려보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해 인천여성회의 2010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해 개략적으 로 그려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말한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제도정치 참여의 상관관계, 여 성운동단체의 조직적인 선거참여와 여성정치의 가능성, 지역여성운동과 풀뿌리운동의 새로운 지 도그리기를 위한 전초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1장에서는 이소헌 인천여성회 부평지부 사무국장이 선거에 출마하기까지의 과정을 계기 별, 시기별로 정리할 것이다. 선거운동을 하며 기록한 간단한 메모들을 모아놓은 수준이지만, 이 를 통해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치르는 과정을 한눈에 보이게 그려볼 수는 있을 것이다. 2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킴으로써 인천여성회가 얻고자 했던 목 표를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 3장은 결론을 대신해 이번 선거를 통해 내가 개 인적으로 느꼈던 소회와 단상을 정리함으로써 여성정치의 가능성,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풀뿌리 지역운동의 관계 등 처음 가졌던 문제의식에 대한 고민의 방향을 잡아보고자 한다. 1. 인천여성회, 지역정치에 도전장을 내밀다 : 선거 참여일지7) ■ 2009년 가을, 이소헌의 결심 2006년 출마경험이 있는8) 이소헌 부평지부 사무국장이 내년 지자체 선거에 출마할 뜻을 비쳤다. 2006년 등 떠밀리듯 출마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회 활동을 하면서 회원들에게 믿음이 생겼고,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기에 지난번과는 질적으로 다른 선거운동을 해볼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했단다. 물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 안에 머물렀던 평범한 여성들이 여성회라 용은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과 교육 진행, 부평지부 사무국장 이소헌의 부평구 기초의원 출마 등이었다. 5) ‘대리인’은 일본의 가나가와 네트워크 생활클럽에서 의회에 진출할 때 사용했던 용어이다. (하세헌. 2007. 「지방분권 실현과 지방정당의 육성」. 『한국지방자치연구』제9권 제2호.) 6) 여성운동단체라는 용어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소속 단체들의 운동과 동일시되는 ‘진보적 여성운동’의 범 주와 달리, 국가에 의해 동원되지 않은 자발적 운동, 사회변혁의 지향을 가진 운동을 추구하는 여성단 체를 말한다. 7) 이 장은 이소헌 선거캠프 조직팀장의 메모에 기초해 작성했다. 8) 이소헌 부평지부 사무국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 부평구 기초의원으로 출마, 19.8%를 득 표한 바 있다. 이때의 출마는 민주노동당의 결정이었으며, 당시에는 인천여성회가 지부사업을 벌이기 이전이어서 여성회원들의 선거참여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소헌은 선거 낙마 이후 부평지부 준비위원장을 맡아 지부 건설의 핵심 활동가가 되었다. - 2 -
  3. 3.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는 그릇에 담기면서 시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했고, 그 힘이 지역을 바꾸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함께 증명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 듯하다. ■ 회원 정치교육 진행 (2009년 4분기) 인천여성회 부평지부 회원들을 중심으로 정치학교를 열었다. 정치란 무엇인가? 그것이 왜 그동안 여성들과 그렇게 거리가 멀게 느껴졌는가? 우리가 우리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에 어떤 식으로 참여해야 하는가? 훌륭한 강사님들을 모시고 4차례에 걸쳐 강의 를 듣고 토론을 하며 여성회 회원들은 정치에 참여해 바꿔보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되었다. ■ 2010년 7차 정기총회 정치학교를 통해 회원들은 이미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정기총회에 앞서 개최된 부평지부 총회에서 이소헌을 인천여성회의 후보로 출마시키기로 결정했다. 4년 전 이소헌의 선거운동을 했던 인연으로 인천여성회 회원이 된 이은옥 회원이 편지를 읽는데 모두가 눈물 바람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후보자를 끌어안으며 승리를 다짐했다. 이 결심은 2월 정기총회로 이어졌다. 이미 부평지부가 결심했기에 다른 지부 회원들 역시 흔쾌히 결정했다. 후보자 출마와 선거운동 외에도 여성의 정치참여 캠페인을 활발히 벌여야 한 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느낌이 좋다. ■ 선거구 변경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정권이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기 위해 선거법과 선거구 조 정을 하는 건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 그러나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까지도 아직 부평의 선거구 가 결정되지 않았다. 2월이 돼서야 선거구를 확정했다. 예비후보 등록 시점도 지난 뒤였다. 이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결국 우리 후보의 선거구가 바뀌고 말았다. 4년 전 출마했던 지역이 둘로 나뉘고 새로운 동과 합쳐진 것이다. 주민자치라면 꾸준히 활동을 하던 동네에서 주민들과 마음을 맞춰 선거운 동도 함께 하는 것이 당연지사일진대, 한나라당을 비롯한 기존의 정치세력들은 풀뿌리 주민자치 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이다. 늘 그렇듯이 선거에 임박해서 유 리하게 국면을 만들고 동네를 짜 맞추고 거기에 제 입맛에 맞는 이들을 공천한다. 그래서 그 지 역에 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지역을 사랑한다는 등 책임지지도 못할 거짓말을 하면서 선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유권자들은 더욱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악순환이다. 후보가 고민에 빠졌다. 선거구가 이렇게 양분된 상황에서 어느 선거구에 출마를 해야 하 는가? 낯선 동네가 포함된 선거구에서 선거를 해야 하는가? 할 수 있는가? ■ 선거구 결정, 후보자 이사 출마할 선거구를 확정했다. 인천여성회 부평지부는 갈산1동은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삼산1동은 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지역활동을 해왔는데, 선거구 변경으로 어쩔 수 없이 갈산1 동을 포기했다. 갈산1동 지역아동센터는 후보자가 시설장이기도 한 활동의 근거지였지만, 그나 마 당선가능성이 높은 3인선거구로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삼산동은 인천여성회 회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했고, 10년 된 어린이도서관의 인프라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이유였다. 우선은 삼산1동으로 후보자가 이사했다. 다행히 적당한 가격의 아파트가 있었다. - 3 -
  4. 4.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 여성, 그것도 비혼 여성에게는 너무나도 불리한 선거법 예비선거운동 기간 동안 법적으로 선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후보자 자신과 배우자, 그리 고 직계가족뿐이다. 가족 안에서 ‘가장’이라는 권력을 가진 기혼 남성만 후보로 출마한다고 사 고했을 때나 나올 수 있는 선거법이다. 비혼이고 여성인 이소헌 후보는 이 선거법에 따라 어떤 지원군도 없이 후보자 홀로 고군분투해야 했다. 남성가장 중심의 가족이데올로기는 이렇게 선거법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이 법을 바꾸는 것부터가 여성정치의 시작이겠다 싶었다. 이 법을 바꾸려면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여성이 제도 정치에 진입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의 제도정치 진출은 이렇게 철저히 법으로 가로막혀 있다. 이 딜레마를 어디서부터 깨뜨려야 할까? ■ 이번 선거의 첫 번째 주인공은 인천여성회 회원 총회에서 결의한 만큼 이번 선거는 4년 전 후보자 홀로 맨 땅에 헤딩하던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회원들 스스로 선거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인천여성회 부평지부를 중심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캠페인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기발한 피켓을 만들 어 선거구를 중심으로 골목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미정 부평지부장과 최유경, 현용숙 사무국원 들이 후보자의 공석을 거뜬히 매워주고 있었다. 대중사업 또한 왕성히 펼쳤다. ‘보라바람’ 여성정치 캠페인9)을 벌였다. 투표 참여를 독려 하고 보라 리본을 나눠다는 캠페인이었다.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기 위해 회원들이 총 동원 되었다. 모든 지부, 지회가 참여하는 기획팀이 꾸려졌고, 그곳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회원들이 정치를 주제로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또 한 축으로는 ‘아여지기(아동과 여성을 지키는 마을지기)’ 사업을 벌였다. 원래 인천여성 회가 마을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이었는데, 사실 그간 진척이 잘 안 되고 있었다. 선거를 계 기로 돌파해 보자는 의견들이 나왔고, 아동지킴이집 실태조사를 했고 학교와 어린이도서관, 지 역아동센터에서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것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사업이다. 당선된다면 구의원과 함께 조금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고, 설사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주민토론회와 자치모임을 만들기 위한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진행할 것이다. 선거구가 변경되면서 새로이 선거구로 들어온 부개3동은 거의 아무런 연고가 없는 동네여 서 고민이었기 때문에, 강좌사업도 벌였다. 미술심리, 부모자녀대화법, 자기주도학습, 한지공예 등 회원들이 자기가 가진 능력을 품앗이로 내기로 했다. 아파트단지 부녀회를 돌며 강좌유치를 설득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몇 개 단지에서는 강좌를 유치할 수 있었다. 부평지부 회원들은 지구(동네) 모임을 통해 이소헌 당선을 위해 각자가 품을 내기로 결의 했다. 일명 품앗이 놀이. 선거운동 기간에 선거운동원들 먹을 반찬을 해주겠다는 회원도 있었고, 후보자 수행을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후보자를 위한 사랑방을 조직하겠다는 이도 있었다. 그 렇게 수다 떨듯 선거운동 아이디어도 냈다. ‘소헌을 불러봐, 소원을 말해봐’라는 카피는 여성회 회원들의 수다 속에서 나온 것이었다.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후원금을 모아주는 회원들도 여럿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큰돈을 들고 와서 당황할 정도였다. 자신이 번 돈의 일부를 아예 이번 선거 비용으로 떼놓은 회원도 있었다. 한 회원은 이번 선거를 위해 오랫동안 돈을 모은 듯 천원권, 오천원권, 만원권, 오만원권이 뒤섞인 봉투를 들고 오기도 했다. 5월 첫 주, 인천여성회 회원한마당을 진행했다. 인천여성회 회원들이 함께 모여 몸으로 부 9) 보라바람 캠페인은 인천여성회 전체 차원에서는 3차례 진행되었고, 이후 지부 지회별로 부평구를 넘어 인천 전 지역에서 1~2차례 더 진행되었다. 관련 동영상 http://twurl.nl/aaywfq - 4 -
  5. 5.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딪히며 인천여성회 회원으로서 일체감을 느끼는 자리이자, 본 선거 기간이 시작되기 전 힘을 다 지는 자리였다. 80명 정도의 회원이 참석했다. 연수지회, 서지회, 일하는여성지회, 문화예술지회 등 선거와 약간은 거리감이 있었던 회원들도 체육대회와 뒷풀이 겸 퍼포먼스로 진행한 3차 보 라바람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듯하다. ■ 영화 밀크를 보다 때마침 영화공간주안에서 영화 <밀크>가 상영 중이었다. 미국 최초의 게이 정치인 하비 밀크의 정치적 생애를 다룬 영화 밀크는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 어떻게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가슴으로 알려주는 영화였다. 미리 이 영화를 봤던 이들이 인천여성영화제에 제안을 해서 인천시민을 위한 밀크 단관상영회를 개최10)했다. 회원들은 영화 밀크를 통해 여성정치에 대해 한 걸음 더 고민을 진전시킬 수 있었다. ■ 기존과는 다르게, 새롭게 선거사무실을 얻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태세에 돌입했다. 상가를 돌며 설득한 끝에 사무 실 외벽에 3개의 현수막을 걸었다. 후보자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여성후보임을 어필 할 수 있는 컨셉을 찾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현수막, 예비공보물, 명함, 이 모든 것이 만들어지 기까지의 전 과정은 인천여성회 회원들과 선거구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었다. 비공개 카페를 만들었고, 그곳에서 거의 모든 토론이 진행됐다. 민주노동당 다른 선거구 선거본부에서 도 어떻게 카페를 운영하는지 벤치마킹하기 위해 가입시켜달라고 조를 정도로 카페는 늘 북적 였고, 이들의 에너지는 물밑 선거운동의 기반이 되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유권자는 아니지만, 실제 여성 회의 마을사업을 통해 자주 만나게 되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명함도 만들었다. 안전 한 하굣길을 주제로 한 명함이었다. 예비선거 기간이었지만 청소년들은 마치 후보자를 연예인 대하듯 반겼다. 유세차도 기존의 트럭을 개조하지 않기로 했다. 친환경 생태운동을 해 왔던 후보자와 인 천여성회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유세자전거11)를 도입했다. 물론 규모가 작아서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더 높았다. 유세자전거는 예상보다 훨씬 효과가 높았다. 예비선거운동 기간이어서 후보자를 알 릴 수 있는 그 무엇도 부착하지 않았지만, 골목을 누비며 주민들을 만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이소헌의 유세자전거는 이미 동네 명물이 돼 있었다. ■ 반 이명박 야권연대, 그리고 구의원은 제외 인천에서는 반MB 야권연대가 일찌감치 진행되었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이 그만큼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청장 2석을 민주노동당 후보로 단일화하고 시의원까지도 합의가 이뤄졌 다. 그러나 2~3인씩 선출하는 구의원까지 합의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당원들의 투표로 후보 를 출마시키는 민주노동당과 달리 민주당은 매우 낡은 공천제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구의원 후 10) 인천여성영화제는 인천여성회에서 주최하는 지역여성영화제로 2005년부터 매년 7월에 개최된다. 2008 년부터 인천시 예술영화전용관인 영화공간주안에서 개최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인천여성영화제와 영화 공간주안은 파트너십을 가지고 영화제 기간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밀크> 상영회 역 시 그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무료로 상영되었다. 인천여성영화제는 2010년 7차 정기총회를 거치며 인천여성회로부터 독립했고,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11) 관련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lwRlIDW_Oq4 - 5 -
  6. 6.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보까지 야권 단일화라는 대전제를 합의시키기는 불가능했다. 과연 범야권단일후보 전술이 이소헌 선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본 선거운동 직 전까지만 해도 지방선거와 관련한 어떤 흐름도 감지할 수 없던 상황에서 도무지 미래를 점칠 수 없었다. 민주노동당과 같은 군소정당 후보에게, 이소헌과 같은 풀뿌리 후보에게, 선거연합 전 술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오로지 우리의 힘만으로 당선을 일구어야 했다. ■ 새로운 지역활동의 씨앗, 유급선거사무원 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지역의 전업주부들로 유급선거사무원을 모집했다. 인천여성회 회원도 아니고, 후보자를 예전부터 알았던 것도 아니고, 그저 알음알음으로, 경험삼 아 혹은 아르바이트 차원에서 선거운동원을 해보겠다고 나선 이들이었다. 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선거운동의 핵심이라 생각했다. 이들이 향후 인천여성회와 후보 자의 지역활동에 씨앗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는 선거결과보다도 더 중요한 선거 평가의 기 준이 될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선거사무원들의 교육에 공을 들였다. 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두 차례의 교육을 실시했다. 인하대학교 유해숙 교수가 강의 를 해주었다.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치의 안정과 삶의 질은 왜 비례하는지, 왜 빈부에 따라 계급투표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지, 선거사무원들은 평생 처음 들었을 강의였다. 두 번째 교육에서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어떻게 선거운동 을 해야 이소헌이 당선될 것인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각자가 가진 인맥지도를 그려보면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지자로 만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드디어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다 1) 첫날 (20일) 갈산역 출근선전전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모두들 마음을 내서 아침7시 부지런히 모인 사 람들. 주황색 운동복을 입고 5자가 쓰인 선전물을 들고 이소헌 후보를 목청껏 외쳤다. 그리고 사무실에 모여 시작한 선거사무원 첫 회의. 한나라당에서 만들어 물의를 일으킨 홍보영상을 감상했다. 여자는 뉴스를 싫어하고 정치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모두들 분개했다. 선거사무원 모두 여성이고 선 거의 정점에 서 있는 선거운동원들인데 자신들의 존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영상이었으니까. 한 나라당 홍보영상 덕에 서로 간의 정치적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거사무원 스스로 자신들이 만드는 정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분노와 고민이야말로 여성정치의 내용이 될 것이다. 2) 둘째 날 (21일) 선거사무원들과 이소헌 후보의 개소식 때 상영했던 영상12)을 보면서 이소헌이 왜 출마했 는지를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범한 지역주민들과 풀뿌리 지역정치를 만들어보고자 출마했다는 이야기, 조금은 낯설지만 끄덕이는 분위기. 이어 이소헌 후보의 가장 중요한 공약인 ‘친환경무상 급식’ 홍보영상을 봤다. 모두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그런지 관심이 높았다. 왜 친환경무상급 식이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얘기들을 나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소헌 후보를 꼭 당선시키자는 맘을 모았다. 지지자들을 꼭 챙기자고 전화번호 수 12) 관련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nBgsG40KKjE - 6 -
  7. 7.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첩을 나눴다. 3) 셋째 날 (22일) 거리에서 하루 종일 유권자들을 만날 때 자신 있게 말을 해야 하는데 자꾸 말이 막힌다는 선거사무원들의 요청에 홍보멘트를 정리해서 보여주었다. ① 사표는 없다. 3인선거구다. 투표율만 높으면 당선된다. ② 지역에서 꾸준히 일해 온 지역일꾼이다. ③ 인천여성회가 만들었고 앞으로도 함께 할 사람이다. 인천여성회가 어떤 곳인지, 왜 후보를 출마시키게 되었는지도 자연스레 설명한 덕분에 선 거사무원들은 인천여성회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됐다. 4) 넷째 날 (23일) 22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칠 줄 모르고 세차게 퍼붓는다. 도대체 어디를 다닐 지 막막하다. 모두들 비옷을 챙겨 입고 교회로 성당으로 열심히 다니다가 점심 때 사무실에 모 였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 덕택에 축 쳐진 운동원들의 기를 살리고자 민주노동당에서 만 든 ‘내게 강 같은’ 캐치 송 춤을 배웠다. 무척 재밌다. 내친 김에 저녁에 사무실 앞 사거리에 모 여 비를 맞으며 집단 유세를 했다. 춤을 추면서 서로의 기를 살렸다. 이렇게 매일 저녁에 모여 신나게 유세를 하자고 약속했다. 5) 다섯째 날 (24일) 이옥희 인천시의원 민주노동당 비례후보의 토론회 영상을 시청했다. 민주노동당을 자랑스 럽게 여길 수 있는 훌륭한 자료였다. 복잡한 얘기를 어려워하기도 하고 어느새 당의 입장이 돼 서 박수를 치기도 하면서 열심히 영상을 봤다. 이제 거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날 때 막힘없이 말 도 잘 한다. 사무실에서 나눴던 대화를 금세 자기 언어로 만들어 이야기하는 선거사무원을 보면 서 깜짝깜짝 놀란다. 6) 여섯째 날 (25일) 사랑방이 물밀 듯이 만들어지고 있다. 모두 선거사무원들이 만든 것이다. 덕분에 후보가 정신이 없다. 비도 그치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다. 이젠 전화홍보도 베테랑이 다 됐다. 지 지표를 몇 표나 조직했는지 정확히 확인해서 보여준다. 7) 일곱째 날 (26일) 부개역에서 출근인사를 했다. 모든 정당의 모든 후보들이 총출동한 듯이 역은 북적거리고 명함을 받는 사람들이 이젠 좀 짜증을 내기도 한다. 이옥희 비례후보가 지원유세를 나왔다. 선 거운동원들은 영상에서 익히 본지라 반가워하며 선거 끝나는 날 사인을 받아 대대로 물려주겠 단다. 자랑스럽다. 8) 여덟째 날 (27일)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어떤 말로 설득하고 있는지, 사람들 은 어떤 반응인지, 그 반응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물었다. 다들 지혜롭게 잘하고 있으나 조금 지 쳐 보인다. 그래, 일주일이 넘었다. 지칠 때가 됐다. 비타민이 필요하다. - 7 -
  8. 8.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9) 아홉째 날 (28일) 단합대회를 했다. 선거 막바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무슨 짓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의 선거운동은 과정이 중요하니까. 서로에게 힘을 주고 우리가 무엇을 향해 이렇게 힘들게 운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단합대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했던 말, 말, 말 ①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니 부담감이 몰려오면서 다시는 하지 말 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이제 막판으로 가니 반드시 당선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나도 모 르게 몸이 움직입니다. ② 난 다음 선거엔 여성회 여러분들처럼 자원활동가로 운동할 거예요. 예상도 못했던 선거운 동을 했지만 이 기회에 여성회 사람들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정치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됐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졌어요. 나 반드시 다음 선거엔 자원활동가 할 거예요. 그리고 이 팀이랑 함께 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계속 이 팀과 함께 하고 싶어요. ③ 선거운동을 하면서 내가 세상을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나랑 나이도 똑같은 이소헌 후보가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고, 그 대단함이 함께 하는 사람들 덕분 이라는 것도 보여요. 저도 후보를 닮고 싶어요. 10) 열 번째 날 (29일) 부개3동 선거사무원들은 어느새 다른 진영 후보의 운동원들과도 다들 친해져서 언니, 오 빠 부르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참 신기하다. 삼산2동 이혜경 씨는 이 바쁜 와중에 겉 절이를 무쳐서 가져왔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통해 정치가 뭔지 조금씩 알게 되면서 뉴스를 보기 가 어렵다(화가 나서)고 말한다. 11) 열한 번째 날 (30일) 두 번째 일요일. 사람들이 알아서 잘도 움직인다. 삼산1동 운동원들을 따라가 봤더니 대낮 에 사람들도 없는 거리와 공원 곳곳을 찾아다니며 한사람이라도 나타나면 달려가서 진드기 작 전을 펼친다. 5분 이상을 얘기를 나누며 지지의사를 받아내고는 돌아온다. 무섭다. 저 힘은 어 디서 나오는 걸까. 교육감 후보와 관련해서는 무상급식 영상과 몇 가지 얘기를 했을 뿐인데 어느새 교육감 명함을 챙겨서는 아이와 함께 가는 사람에게는 교육감 얘기를 같이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 다. 교육감은 알고 이소헌 후보는 몰랐던 어떤 사람이 교육감 선거운동을 해줘서 고맙다며 이소 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갖가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저녁시간 민주노동당 부평위원장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투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결과다. 그런데 내용이 참담하다. 당 지지율은 5%. 반 이명박 야권연대로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하늘 로 치솟고 다음은 한나라당, 그리고 나머지 나번들이 비슷한 키재기. 그런데 우리 후보가 5등이 다. 지지율이 5%도 안 된다. 인정할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오차범위 ±5%라니 거부할 수도 없다. 마음을 진정 하고자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최악의 경우 우리가 확인한 표만 나온다고 하더라도 최소 2000표다. 그럼 10%는 넘는다. 빚더미는 면할 수 있겠구나. 이 상황에서는 우리 표를 확인하고 - 8 -
  9. 9.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최대한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의 첫 목표를 다시 되새기고 당락에 울고 불지 않게 단도리를 하는 것 밖에는. 회계담당에게 우리가 얼마나 돈을 썼는지, 빚은 얼마나 되겠는지 물어보고, 선거당일 사무 실을 신속하게 치우기로 했다. 선거사무원들에게는 어떤 말로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그 렇게 하루가 갔다. 12) 열두 번째 날 (31일) 마지막 회의를 한다. 사람들의 표정이 비장하다. 그동안 동별로 모은 표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이제 이틀 동안은 그 표를 다지는 작업을 하기로 한다. 동별로 모든 데이터를 프린트 해서 나눠주고 확인작업을 하고 전화할 사람과 문자 보낼 사람을 나누고 표를 계산해보라고 했 다. 운동원들은 우리 노동의 결과물을 이렇게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 좀 두렵기도 한가보다. 오 늘 밤과 내일아침 그리고 저녁에는 모든 선거운동원들이 모여서 선거구 구석구석을 휩쓸자고 했다. 마지막 힘을 다하리라. 13) 마지막 날 (1일) 날씨가 너무 좋다. 첫날처럼 갈산역에서 7시에 모여 출근인사를 한다. 노련한 로고송과 동 작들. 13일 공동노동의 결과다. 인사말도 딱딱 맞고 단정하고 차분하고 여유 있는 모습. 든든하 다. 선거사무원들은 동별로 흩어져 전화를 하거나 골목을 찾아다니고, 사무실에서는 마지막 전 화홍보가 한창이다. 그런데 위기를 느낀 한나라당의 마지막 선거운동이 귀청을 찢는다. 천안함 을 얘기하며 위기에 다같이 단결해야 한다고, 북괴를 찬동하는 무리들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무 시무시한 말들을 쏟아낸다. 도대체 이들은 어느 별에서 왔는지, 인종이 다른 부류 같다. 마지막 삼산1동에서 삼산2동까지 무리를 지어 다니며 집단유세를 벌인다. 여전히 자유분 방한 선거운동원들. 여성 선거사무원밖에 없는 타후보 진영과는 달리 당원들도 오고 인천여성회 회원들과 그 가족들도 와서 성별도 다양하고 연령도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다. 복장도 행동도 다양하고 지원단과 선거사무원의 차이가 없다. 사거리에서 다른 후보 진영을 만날 때마다 박수 를 받는다. 멋있었다고, 같이 하고 싶었다고, 타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원이 말을 건넨다. 우리도 박수를 보낸다. 수고하셨다고. ■ 선거 이후 개표하는 날 사무실에 모여 함께 개표영상을 보며 밤을 지샜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당 선이었다. 18.4%, 3위. 반MB연대의 바람이 민주당-가번과 한나라당-가번 후보에게 몰표를 던 져주었다면, 이소헌이 획득한 7,489표는 온전히 우리 힘으로 일궈낸 표다. 선거 이후 선거사무원들과 자리를 갖기로 했다. 동별로 나눠 일을 했었기에 동별로 선거 운동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고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 지역에서 의원을 도와 풀뿌리 주민자치 를 실현해보자는 맘을 다지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사무원 7명 중 4명은 이미 여성회 가입을 결심했다. 다음 주에 있을 신입회원 교육을 듣기로 했다. 새롭게 알게 된 세상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참 건강해 보인다. ■ 6월 11일 부개3동 선거운동원 모임 운동원들 중 가장 소통이 어려웠던 팀이라서 좀 긴장된 상태로 만남을 시작했다. 하지만 - 9 -
  10. 10.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역시 당선 후인지라 운동원들은 다행스러운 결과를 고마워하면서 서로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 고 이소헌 의원이 “앞으로도 계속 날 도와서 지역주민자치를 해 보자”는데 거부감이 없다. 운동원뿐만 아니라 부개3동의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인천여성회 회원들도 마찬가지다. 지 역이 그냥 잠만 자고 나오는 곳이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기 쁨과 든든함이 앞으로 지역에서 주인의 역할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동네 사안을 얘기하기 시작하는데 역시 끝이 없다.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이 뽑아져 나오듯 하는 얘기들은 앞으로 4년 내내 우리 활동의 동력이 될 것이다. 2. 선거참여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결과적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일단은 감정적으로 승리감에 도취돼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러나 감정에 치우쳐 무조건 잘했다는 식의 평가는 애초에 가졌던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 러 인천여성회와 여성 정치세력화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분히 성과와 한계를 되짚음으 로써 앞으로 인천여성회의 정치활동의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1) 풀뿌리는 느리지만 무섭게 전진한다 삼산1동의 신나는어린이도서관은 만들어진 지 10년이 되었다. 인천여성회의 전신인 부평 여성회13) 삼산동 모임이 만들었던 도서관이었다. 이번 선거는 10년 동안 동네에 처박혀(!) 있던 어린이도서관 사업이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담아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급선거사무원을 가장 먼저 조직한 곳도 삼산1동이었고 후보자 사랑방을 가장 먼저 조 직한 곳도 삼산1동이었다. 우선 후보자와 여성회 회원들이 동네 구석구석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에 비해 선거운동하기가 수월했다. 수도권은 아무리 지방선거여도 중앙의 정치바람에 휩쓸리곤 했다. 후보자가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 중앙 정가에서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당락 이 결정되곤 했다. 이번 선거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MB 범 야권 단일후보 바람이 어느 지역보 다도 무섭게 불었던 곳이 인천이었고, 그 바람은 기초의원 선거에까지 미쳤다. 민주당-가번은 그가 획득할 수 있는 표보다 10% 이상 더 획득했고, 한나라당 가번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수표의 결집이 있었기에 25% 이상 득표가 가능했다. 그 바람 속에서 이소헌의 당선은 오로지 풀뿌리운동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 자 역시 이번 선거운동을 통해 풀뿌리운동이야말로 정치활동의 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 백했다. 그것을 가르쳐준 이들은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만난 주민들이었다. 2) 회원들로 시작해 회원들로 끝난 선거 선거 출마를 결의할 때부터 인천여성회의 목표는 확실했다. 선거라는 정치적 공간에 적극 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함으로써 인천여성회 회원들이 살아 있는 정치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 이라 기대했고, 그에 기초해 지역의 여성들을 조직함으로써 이후 지역풀뿌리운동을 확장할 수 13) 인천여성회는 2004년 창립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부평여성회를 만들었고, 동네마다 독거노인 반찬 배달 사업, 어린이도서관, 지역아동센터 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인천여성회는 그렇게 동네활동을 해왔던 모임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자치구단위로 부평지부, 연수지회, 서지회가 있으며 다른 구에도 지부 지회를 조직할 계획이다. 사업부문 단위로는 일하는여성지회와 문화예술지회가 있다. - 10 -
  11. 11.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 설사 당선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아마 인천여성회 회원들의 정치적 자각 정도와 활동력의 수준은 선거 전과 월등히 달라졌을 것이다. 회원들은 여러 차례의 정치교육을 통해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와 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보라바람 캠페인을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정치가 ‘참여’를 통한 즐거운 축제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소헌의 선거운동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참여하면서 기존의 회원 활동과는 다른 ‘정 치적’ 활동으로 자신의 활동 폭을 넓히게 되었다. 단적으로 다음 선거에서는 누가 출마할 것인 가를 동네 모임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교육위원 후보도 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심 심찮게 나오고 있다. 선거사무원들의 변화과정은 2장에 자세히 기술했으니 더 거론하지는 않겠다. 이들이야말 로 인천여성회가 새롭게 확장하는 지역풀뿌리정치의 씨앗이 될 것이다. 3) 풀뿌리지역운동,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 이제 인천여성회는 의원을 배출한 조직이 되었다. 우리의 대리인으로 이소헌을 내세운 만 큼 이소헌의 의정활동은 곧 인천여성회의 활동이 될 것이다. 당선 이후 후보자와도 이야기했지 만, 의원이 되었다고 해서 행정을 하려는 생각은 애당초 갖지 말자고 했다. 당선되어 할 일은 운동이고 그것이 진짜 정치이다. 의원을 매개로 주민들의 다양한 직접 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향후 인천여성회 정치활동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선거사무원들을 중심으로 동네마다 만들어진(2장에는 부개3동 후속모임만 소개되었지만 현재까지 모든 동에서 선거사무원 후속모임을 진행했다.) 이소헌 지지 자모임은 의정지기단으로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하기로 했고, 의정감시에 그치지 않고 동네를 바 꿀 의견을 만드는 마을회의의 발아점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정치에 대해 경험을 쌓은 인천여성회 회원들은 삼산동과 부개3동을 중심으로는 의정지기단을 중심으로 한 풀뿌리 자치운동을 실험할 것이고,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그것을 준비하고 시도하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4) 승리를 위한 몇 가지 준비들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한 것이 있다면, 선거운동 승패를 가르는 것은 이미 예비선거운동 시기에 다 결정된다는 것이다. 조직적인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대중사업들은 어떻게 펼쳐왔는지, 그에 따라 선거운동 계획을 촘촘히 짜고 있는지, 그 모든 것이 예비선거운동 기간 에 다 결정된다. 인천여성회가 처음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호흡을 제대로 조절 못 해 낭패를 본 적도 있고, 회원들의 참여 방식에 대해서도 좀 더 폭넓고 다양하게 장을 열었어야 한다는 후회도 있었다. 선거 결과를 분석해 보자면,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5.3%로 평상시 지지율보다 약간 더 낮 게 나왔다. 이는 반MB 정서가 민주당 지지로 표를 결집시킨 효과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후보인 이소헌 후보가 일정 득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좀더 세분화된 투표 결과를 분석해 보아야 하겠지만, 이전 지방선거보다 높아진 투표율(5% 이상 상승)이 기존 정치구도와 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젊은층의 투표 참여로 인한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의 정 치구도와 상관없이 꾸준한 풀뿌리지역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 결과는 전체 정치지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11 -
  12. 12.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따라서 중앙의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으 로 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의식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인천여성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3. 결론을 대신해 : 선거참여를 통한 여성정치의 가능성 서문에서 밝혔듯 이번 지방선거에 인천여성회가 후보를 내고 선거운동에 참여한 것은 여 성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의 과정이기도 하다. 선거운동 기간에 조직팀을 총괄, 선거사무원들의 일정과 교육을 담당했던 활동가가 선거를 마치고 남긴 메모는 여성정치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왜 모든 선거운동은 여성들이 하고 후보는 남성들인가? 평상시 동네를 움직이는 사람은 분명 여성들이다. 학교, 가게, 교회, 병원, 상점, 관공서, 이 곳들엔 모두 여성들이 있다. 그런데 왜 선거 때만 되면 그 여성들이 단순 선거운동원이 될 뿐 이고 지역정치의 들러리가 되는가? 여성들은 왜 남자들의 지휘에 따라 단순한 바람잡이 역할 에 머무르는가? 도구에 머물렀던 여성들이 지역정치의 주인으로 서는 과정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인천여성회 가 할 일이다. 선거가 여성정치의 도구가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첫째, 선거운동 참여 과정이 여성들에게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과정으로 되어야 한다. 인천여성회 후보 이소헌이 선거운동 기간 주민들을 만나는 과정은 단순히 “나를 뽑아 달라”는 수준이 아니었다. 어떻게 그들이 주체가 되어 이 지 역을 바꿀 것인가, 그것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후보자는 자신의 출 마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해결사가 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주 민들이 정치적 주체로 스스로 나서게 하는 것이고, 그 과정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또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 자체가 참여자들이 충분히 소통하고 의사가 수렴됨으로써 자발성이 발휘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다 소 번거로울 수 있고 귀찮기까지 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얼마나 적극적인 주체성을 발현하게 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둘째, 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동원하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여성정치라 했을 때, 그 용어를 페미니스트가 사용하든 다른 누가 사용하든 여성을 ‘동원’하는 측면에서 사 용해 온 경향성이 있었다. 물론 여성의 동원은 중요하다. 사적영역과 대비되는 공적공간으로 이 미지가 굳어진 정치라는 공간에 사적공간의 담지자로 여겨져 왔던 여성을 동원하는 것 자체가 공사영역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매우 의미 있는 실천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문 제는 동원을 하되,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동원하는가, 이다. 자신의 처지에 기반한 이해관계로부터 동원은 시작된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 든, 여성은 가족이나 조금 더 확장된 지역사회 내에서든 돌봄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것을 두고 성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페미니스트의 비판은 정치적으로는 올바를 수 있으나 현재 그러한 처지에 있는 여성을 대상화시키는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다. 돌봄을 담당 하는 그들의 처지에 기반한 요구가 공적 공간에 표출되게끔 만드는 것, 그것을 통해 돌봄의 책 임을 국가가, 지역사회가 함께 지게 하는 것이야말로 여성정치의 내용일 수 있음을 선거를 통해 몸소 깨달았다. - 12 -
  13. 13. 인천여성회의 2010 지방선거 참여전략에 대한 소고(小 ) 2010.6.19. 마법사 그렇게 했을 때 여성들은 선거라는 공간에서 단순한 바람잡이가 아니라 자기 요구를 실현 하는 적극적인 정치행위자로 자신을 위치 짓게 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여성들의 적극적 행위성 이야말로 성역할 분리, 공사이분법의 견고한 경계를 허물어뜨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셋째, 선거참여는 잠재해 있던 여성의 행위주체성이 발현되는 적극적 실천의 공간이어야 한다. 인천여성회의 보라바람 캠페인은 그 동영상을 전국의 여성단체들이 회원교육 자료로 활용 할 만큼 널리 알려졌다. 사실 그 캠페인을 처음 제안할 때만 해도 이렇게 큰 반향을 가져올 것 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유권자운동이라는, 투표참여 호소라는, 다소 상투적이고 소극적인 캠 페인에 불과했지만, 회원들 스스로 판을 벌이고 그 판에서 놀면서 회원들의 자발성은 한껏 높아 졌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피켓을 만들고, 춤동아리 회원들은 플래시몹 퍼포먼스에 사용할 춤을 만들었다. 슈퍼맨, 원더우먼 등 이전의 다른 캠페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코스프레도 이어졌다. 소극적 캠페인이 역동적인 정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보라바람 캠페인의 역동성은 선거운동으로 이어졌다. 지금껏 자녀교육이나 친목 등 다소 비정치적 분야, 혹은 사적영역으로 치부되던 분야에 머물러 있던 인천여성회 회원들이 이소헌의 선거운동에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면서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엄청난 일을 벌인 것이다. 인천여성회 회원들의 이러한 기운은 유급 선거사무원들을 비롯해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만난 여성 대중들에게서도 자연스럽게 옮아갔다. 이소헌 선거캠프의 선거사무원들에게 선거운동 과정은 지금껏 남의 일이었던 정치를 자신의 처지와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만들어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다. 그 동안 가족, 즉 사적영역과 동일시되었던, 그래서 선거판에서는 수동적인 바람잡이로 이 용당해 왔던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 그것이 여성정치의 내용이 아닐까? 넷째, 풀뿌리지역운동은 일상을 선거와 같은 정치적 공간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사실 선거 당일까지도 당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당선 이후 어떤 태세를 갖추고 어떤 일들을 벌 여야 할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선거 이후 몇 주 동안 고민하 면서 내린 큰 결론 하나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풀뿌리운동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선거사무원들을 씨앗으로, 인천여성회 회원들을 주체로, 주민들 스스 로 생활의제를 만들고 의제를 중심으로 지역의 여성대중을 조직하는 것, 그 조직된 여성들이 힘 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이소헌의 의정활동의 내용이자 인천여성회 정치활동의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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