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지금까지 확대되어온 산업 농업은 단일품종 재배, 지나친 물 사용, 엄청난 화학비료, 살충제와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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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_ 느 리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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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있 게

‘맛의 방주’는 생명 나침반이다

토종 맛의 방주가 미래다

글 김성훈

슬로푸드는 사려져가는 다양한 종자와 음식을 보호하고 지속하기 위해 ‘맛의 방주(Ark ...
맛의 방주는 사람들 일상 속에서 가장 친근하

가 비롯될 것이다.

게 자리하고 있는 음식을 매개로 선조로부터

패스트푸드는 슬로푸드를 넘어설 수 없다. 그것

이어받은 전통지식을 실천해 나가는 열쇠이자
첫 단추이다. ...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한자로 ‘평화(平和)’라는 말을 글자 뜻으로 풀면 ‘벼(쌀)를 두 사람이 공평하게 나누어 입에 넣는

정의로운 식량 평화

글 김종덕

것’이다. 음식에서 평화...
권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식량주권이 없거나 식량주권이 취약한 나라에서 식량 평화를 기

식량의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에서 보이는 불평등이나 불의에 대한 대응을 말한다. 이러한 대응

대하기 어렵다.

은 식량...
현실에서 식량은 시장의 상품이다. 식량은 다른 상품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국가는 시장 실패 때
만 접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력이 없거나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기본 인권을 누릴 수 없다....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고는 비교도 안 되는 참가 규모, 부수 규모, 대회 진행을 보고 깜짝 놀라는 거예요.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슬로푸드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국내 부스 가운데 기...
이 행사를 그대로 도입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함께 고요하게 걸은 뒤 접시에 음식을 받아 깨끗이 비워내는 공
양을 했죠. 이런 대회는 늘 사람도 많고 시끄럽잖아요. 어느 한 곳은 고요한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음식 문제
...
기 때문에 보람도 크고 확산성도 강한 운동입니다. 맛이 주는 즐거움의 근원은 농업에 있어요. 시민들이 요리

전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와 음식 재료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농부들 희망도 살아나는 거죠.

2년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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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생명다양성의 이해, 맛의 방주, 먹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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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이 발간하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11월호중 슬로푸드 특집 기획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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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생명다양성의 이해, 맛의 방주, 먹을 권리...

  1. 1.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지금까지 확대되어온 산업 농업은 단일품종 재배, 지나친 물 사용, 엄청난 화학비료, 살충제와 농 약 사용으로 물과 흙을 오염시키고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위험에 빠지게 했으며, 무엇보다 생물 다양성을 훼손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 지식과 환경을 존중하는, 잃어버린 농업모델을 되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생물다양성은 미래를 위한 보험입니다. 식물과 동물이 생물다양성은 미래를 위한 보험 기후변화, 예기치 않은 일, 해충과 질병에 적응하게 하니까요. 토종은 더 강하고 질기며, 외부 개 입이 덜 필요한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농업기술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식품과 종, 지역품종을 보 호하는 노력은 슬로푸드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입니다. 슬로푸드 ‘맛의 방주’는 세계 글 세레나 밀라노 에서 문화와 역사, 전통을 품은 식물과 농산물, 식품들을 모아놓은 거대한 국제 목록입니다. 맛의 방주는 단순한 목록표가 아니라 생산자와 공동체가 연결되어 있을 때 지속가능합니다. 이것이 생산자가 함께 하는 ‘프레지디아’ 운동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프레지디아’는 사라질 위험에 놓인 전통제품,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전통 기법, 농촌 풍경과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활동합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프레지디아 활동을 옛 시절에 대한 향수와 연관된 장난쯤으로 여겼습니다. 미 식가를 위한 희귀하고 신기한 음식을 찾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슬로푸드 프레지디아에 세계 1만 명 넘는 생산자가 참여 하는 것만 보더라도 식품의 생물다양성이야말로 진지하고 진정한 경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 사진출처 www.um.es 니다. 청년들과 유럽연합, 세계식량기구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기관들이 프레지디아에 관심을 보 이며, 세계가 겪고 있는 생태 환경 문제를 풀어가고, 식량정의를 이룰 수 있는 대안 지난 50년 동안 농업은 하나의 산업으로 변해왔습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효율을 따져 몇 가지 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품종만을 집중 유통했습니다. 지역과 무관하고, 어디서나 재배할 수 있고, 표준화된 맛을 가지고 전통음식, 멸종위기를 겪고 있는 식물과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장기 보관과 먼 곳 운송이 가능한 품종들입니다. 그 밖에 다른 농업 동물 목록을 만들고, 전통을 잇고 있는 농 생산물은 시장 밖으로 내몰렸습니다. 부들을 찾아 고유한 지식을 살려내고 맥 불과 몇 년 사이 75퍼센트 가량 채소 품종이 사라졌습니다. 수백 년 동안 농부들이 사과 수천 종 을 잇는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을 생산했는데, 시장에서는 오로지 네 가지 품종이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기 젊은이들과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돌아가 구에 따르면 1주일에 가축 두 종류가 사라지고, 날마다 치즈, 살라미, 빵 품종이 사라지고 있습니 땅과 관계를 회복하고 ‘오래된 미래’를 만 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들입니다. 들어가야 합니다. 작은 규모의 지속가능 얼마 전 이태리에서 오래된 치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70세가 넘은 그 치즈의 마지막 생산자 방 한 농업이 우리 미래니까요. 이것이 모두 식대로 하나하나 따라했지만 누구도 다시 그 치즈를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치즈를 만드는 데 필 가 건강하고 좋은 음식에 다가갈 수 있고, 요한 지식은 몸짓과 일상 경험으로 이뤄진 무언의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치즈를 만들 때 시간, 습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공감하고 함께할 때입니다. 산업 농업은 단일품종 재배, 지나친 물 사용, 엄청난 화학비료, 살충제와 농약 사용으로 물과 흙을 오염시키고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위험에 빠지게 했으며, 무엇보다 생물다양성을 훼손했 습니다. 도, 계절에 맞춰 소금 분량을 조절하는 미세한 변화는 말이나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 다. 그 치즈는 우유와 소금이 아니라 소의 품종이자 주변 땅이고, 여러 세대를 이어온 경험입니 다. 또한 치즈를 잃어버리는 것은 예술품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50 작은것이 아름답다 세레나 밀라노 님은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소농과 가공 유통문화 전문가, 토종종자 를 가꾸고 토종 식품을 생산하는 프레지디아를 처음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1986년부터 세계에서 음식 문화 향상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월드 푸드 프라이즈(세계 음식상 World Food Prize)’ 2013년 후보에 올랐다. 51
  2. 2.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맛의 방주’는 생명 나침반이다 토종 맛의 방주가 미래다 글 김성훈 슬로푸드는 사려져가는 다양한 종자와 음식을 보호하고 지속하기 위해 ‘맛의 방주(Ark of Taste)’ 음식문화유산 등재활동을 이어왔다. ‘맛의 방주’에는 세계 1122개 정도 품목이 등록되어 있고, 해 마다 나라들이 신청하고 발굴한 것을 새롭게 올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10개 나라에서 46개 정 도 실렸다. 맛의 방주는 단순히 소멸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지역공동체의 밑천인 토종 종자와 음식을 되살려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게 하는 수단이자 전략이다. 인증 절차가 까다롭지만 일단 여기에 등재되면 세계에 알려져 관심과 보호를 받게 된다. 아울러 맛의 방주 등재에 그치지 않고 맛의 방주 등재품목을 지역의 생산자, 가공업자, 유통인, 토종은 박물관이 아니라 밥상에서 보호 된다 소비자, 교육 문화단체들이 함께 가꾸는 토종 살리기 프로젝트인 ‘프레지디아(presidia)’를 통해 지 지구식량을 독점해 쥐락펴락 하는 다국적 기업에게 당신의 밥상을 맡기고 싶은가. 산업사회는 원하고 있다. 세계 169개 프레지디아가 지정되어 있고, 아시아에는 10개 나라 11곳을 지정했다. 생산성을 문제 삼아 토종을 퇴출하고, 자본가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농업을 단순하게 만들었 또한 지역 생산자들과 소비자 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 사회와 경제를 살리는 로컬 푸드 농부장 다. 결국 몇 가지 품종이 세계 먹거리를 좌우하며 뒤틀린 생산과 유통, 소비 구조를 낳았다. 패스 터인 ‘어스마켓(earth market)’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 사람들이 농업 지식을 공유 트푸드로 사람들을 현혹한 자본은 노동을 단순하게 만들고 비용을 줄이는 데 급급했다. 생산지 하고, 소농을 양성하기 위한 도시농업 보급 차원에서 ‘슬로가든(Slow garden)’ 프로젝트를 추진하 역, 품종, 생산자마다 달랐던 다양한 맛은 식품 기업들에 의해 어디서 나왔는지조차 알 길이 없는 고 있다. ‘슬로시티’ 역시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런 활동은 토종 먹거리 자원을 기반 획일화된 조미료 맛으로 바뀌었다. 그럴싸한 브랜드로 포장된 공장 식품은 화려한 미디어 광고 으로 한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지역 공동체가 품고 있는 오랜 지식과 경험을 일깨워 사람 에 힘입어 우리 식탁으로 올라왔다. 패스트푸드를 앞세운 식량의 독과점화는 식량 공급의 불균 과 생명, 그리고 지구가 조화를 이뤄 살아가자는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음식 형을 낳았다. 전통농업 원천인 토종이 밀려나니 소농이 퇴출되고, 지역공동체는 무너져 갔다. 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게 하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슬로푸드운동이 토종을 앞세우고 생명을 왜곡하는 패스트푸드, 그리고 유전자조작농산물 맛의 방주는 사람들 일상 속에서 가장 친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음식을 통해 선조로부터 이어받 (GMO)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토종자원 보존을 내세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슬로푸 드운동이 ‘로컬 푸드, 공정한 음식, 먹을 권리’를 강조하는 것 또한 같은 이치다. 다국적 기업의 ‘공 업식품’에 대응하는 방법은 ‘음식교육’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공동생산자’가 된다. 나이나 성별,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나 먹을거리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다양한 음식 관련 지 식이 섞여 조화를 이룰 때 좋은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음식교육은 단편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 무엇보다 어떠한 음식을 먹는 행 니라 경험을 나누며 살아있는 생명이자 먹을거리인 식재료의 특성과 역할, 생산과정과 공동체를 위는 그 종을 잇는 것이고 생산 이해하며 소통하는 과정이다. 하는 공동체와 농지를 보호하는 무엇보다 어떠한 음식을 먹는 행위는 그 종을 잇는 것이고, 생산하는 공동체와 농지를 보호하는 일이다. 가령 하나의 토종 종자 일이다. 가령 하나의 토종 종자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씨앗을 박물관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 라 그 종자를 지속해서 밥상에 올리는 일이며, 이로써 생물다양성을 지킬 수 있게 된다. 햄버거 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씨 앗을 박물관에 보관하는 것이 아 니라 그 종자를 지속해서 먹는 같은 공업식품을 먹는 것은 그것과 연결된 산업농업을 지지하고 다국적 기업이 벌이는 엄청난 일이며, 이로써 생물다양성이 지 환경파괴에 동참하는 일이다. 속된다. 52 작은것이 아름답다 53
  3. 3. 맛의 방주는 사람들 일상 속에서 가장 친근하 가 비롯될 것이다. 게 자리하고 있는 음식을 매개로 선조로부터 패스트푸드는 슬로푸드를 넘어설 수 없다. 그것 이어받은 전통지식을 실천해 나가는 열쇠이자 첫 단추이다. 지역의 다양한 생명 그리고 먹거 리는 다음 세대의 건강한 삶과 유전자(DNA) 를 결정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은 석유자원을 한없이 베풀지 못하는 자연이 만 든 규칙이고 질서다. 화석연료의 고갈은 사람의 이동거리를 제한할 것이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기계문명은 심각한 변화를 맞을 것이고, 많은 일 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도시를 지탱해 온 자원의 이동거리 축소는 도시 이탈을 가져올 것이다. 자 본이 농부에게 단순한 노동을 강요하는 시간은 올해 맛의 방주에 등재한 품목 생산자들이 인증서를 받았다. 은 전통지식을 실천해 나가는 열쇠이자 첫 단추이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살아온 지역의 다양한 생명 그리고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절박한 숙제는 돈보다는 먹거리는 다음 세대의 건강한 삶과 유전자(DNA)를 결정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될 것이다. 스스로 먹거리를 챙기는 소 먹거리 원천인 토종 생명자원들은 오랜 기간 지역의 자연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며 그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농 지역공동체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선각자들의 예언은 그리 과장돼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알맞은 식재료를 제공해 왔다. 사람들은 지역의 다양한 생명을 기르고 맛과 요리를 대물림하며 경제활동의 자초한 대멸종 사태를 맞아 사람들이 스스로 생명다양성 운동에 동참해야 하는 까닭은 인류는 자 밑천으로 삼았다. 한마디로 토종은 지역 공동체의 삶을 지탱하는 밑천이자 원천이었던 셈이며, 그렇기 때문 연의 생태계에 얹혀 살아가야 하지만 생태계는 사람이 없어도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이다. 에 지역에서 오랜 기간 자연에 적응하고 살아남은 생명의지를 담고 있다. 다양한 지역 사람들이 조금씩 나누 소농의 원천이자 지역의 밑천인 토종을 일깨우는 ‘맛의 방주’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일러주 고 공유해 온 토종은 자본과 기계를 기반으로 한 대량 단작 방식의 기업농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는 나침반이다. 맛의 방주를 지원하는 프레지디아는 지속가능한 토종을 위한 참여의 장이다. 올 해 우리나라에서 발굴한 제주 흑우, 전남 장흥 돈차(청태전), 자염(충남 태안), 제주 푸른콩장, 경 패스트푸드는 슬로푸드를 넘어설 수 없다 남 진주 앉은뱅이밀, 충남 논산 연산오계, 경북 울릉 칡소와 섬말나리, 이렇게 8개 품목이 엄정한 앞으로 50년간 지구촌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이 아닌 인간이 초래한 이상기후, 대멸종 심사를 거쳐 슬로푸드 국제본부 생명다양성재단이 운영하는 맛의 방주에 이름을 올렸다. 그 속 의 시대가 그 사례이다. 아울러 자본의 물질문명과 과학을 뒷받침해 온 화석연료 자원의 고갈에서 근본 변화 에는 대를 이은 토종지킴이들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끊이지 않는 희망이 숨 쉬고 있다. 지역 문 화원, 미식 교육가, 학자, 농가 맛집, 교육농장, 전통 누룩과 막걸리 제조업체, 화장품 기업에 이르 기까지 토종도우미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작은 씨앗 하나가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을 실감하고 있다. 땅이 비좁다고 남의 생명창고를 마냥 빌려 쓸 수 없다. 땅이 좁으면 좁은 대로 산이 높으면 높은 대로 농업은 우리 주변에 오랜 기간 자리해 왔다. 우리 생명은 늘 가까이에 있는 다른 생명들과 조화를 이뤄 이어져 왔다.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바다건너 땅 먹거리가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앞 마당에서 자란 고유의 작은 생명보다 우리 몸에 더 나을 리 없다. 우리의 자연을 닮은 땅에서 적 지만 다양한 고유의 생명을 가꾸는 많은 농부들이, 한국 유전자에 맞는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 ‘맛의 방주’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일러주는 나침반이다. 프레지디아는 지속가능한 토종을 위한 참여의 장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지역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경험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굴한 진주 앉은뱅이밀, 자염, 돈차, 칡소를 비롯해 모두 8개 품목이 ‘맛의 방주’에 이름을 올렸다. 54 작은것이 아름답다 한국의 토종, 그 속엔 우리 뿌리와 미래가 담겨 있다. 김성훈 님은 한국 슬로푸드문화원 연구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슬로푸드국제대회 맛의 방주에 여덟 가지 품목을 등재하기까지 발로 뛰어다니며 지역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슬로푸드운동을 알리고 이어왔다. 55
  4. 4.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한자로 ‘평화(平和)’라는 말을 글자 뜻으로 풀면 ‘벼(쌀)를 두 사람이 공평하게 나누어 입에 넣는 정의로운 식량 평화 글 김종덕 것’이다. 음식에서 평화가 나온다는 것을 깨달은 선인들의 통찰이 단어에 반영된 것이다. 콩 세알 을 심어 하나는 새, 하나는 땅의 벌레, 또 하나는 사람들이 먹는다는 이야기도 음식 평화를 보여 준다. 평화는 모든 사회가 지향하는 상태인데, 평화를 이루는 데 식량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식 량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핵심요소이다. 식량이 부족하면 굶주림을 겪는 고통, 병, 죽음을 낳는다. 식량이 국가와 사회차원으로 부족해지면 전쟁, 갈등, 범죄로 이어진다. 식량이 충분하면 평화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식량 평화는 식량의 양 문 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지구에는 70억 명 인구가 있고, 식량생산량은 120억 명이 먹을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럼에도 지구에 식량 평화는 멀기만 하다. 식량 풍요의 시대에 굶주리는 인구 가 10억 명이고,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에도 굶주림이 만연하고 있다. 식량 평화를 위해서 는 식량의 생산량 못지않게 그것의 공평한 분배, 즉 ‘식량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먹을거리를 문화 차원으로 보는 것도 식량평화와 관련이 있다. 식량을 충분하게 제공한다 하더라도 문화 차 원을 고려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긴다. 식량 평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식량 평화를 위해 어떻 게 실천할 것인가? 식량 평화와 식량정의, 식량민주주의 식량 평화는 좋은 식량을 안정되게 공급하고 적절하게 분배(접근)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여기 서 좋은 식량은 단지 맛이 좋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먹는 사람의 건강에도 좋고, 생산기반을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을 포함한다. 슬로푸드운동에서 말하는 ‘좋은(good), 깨 끗한(clean), 공정한(fair) 음식’이 좋은 식량이다. 이러한 식량을 안정되게 공급하고, 특정 영역에 사는 사람들이 그것을 충분히 섭취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식량 평화가 이뤄진다. 식량평화는 배려, 상호주의에 따른 음식 제공과 나눔이 있어야 한다.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은 배려다. 배려가 있을 때 음식이 온전해진다. 배려는 서로 이해하고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고 려하는 것을 뜻이다. 음식에서 상호주의는 매우 중요하다. 상호주의가 전제되어야 상대방의 음 식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래야 인종, 민족과 종족, 지역, 종교, 계층, 세대 사이에 음식 갈 등이 사라진다. 식량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이 있다. 필요조건으로 우선 양 문제를 해결해 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 식량을 안정되게 공급해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유엔 세계인권선언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기본 인권으로 식량권을 가지며, 국가는 식량권을 존중, 보호, 충족할 의무를 갖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장에 맡겨두는 탓에 농업정책이나 먹거리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낮고, 식량평화와 식량정의 를 이루기도 어렵다. 구성원에게 식량을 보장하려면, 필요한 식량의 상당부분을 스스로 채워야 한다. 나라마다 식량 을 안정되게 확보하는 것에 대한 확실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의 식량주 그림 sustainability.wfu.edu 60 작은것이 아름답다 61
  5. 5. 권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식량주권이 없거나 식량주권이 취약한 나라에서 식량 평화를 기 식량의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에서 보이는 불평등이나 불의에 대한 대응을 말한다. 이러한 대응 대하기 어렵다. 은 식량생산, 가공, 유통, 소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 필요하다. 사회 차원에서 식량정의가 이뤄지 충분조건은 식량의 양을 넘어 질(質)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채식주의자에게 채식을 공급해야 면, 식량 평화는 자연스레 자리를 잡는다. 식량정의는 식량평화를 낳는 수단인 셈이다. 한다. 이슬람교도에겐 돼지고기 아닌 그 사람들이 먹는 고기를 주어야 한다. 아울러 식품안전에 식량정의를 위한 노력은 셀 수 없이 많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식량불의에 맞선다. 문제가 없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주어야 한다. 식량 평화에서 ‘식량권’이 중요하다. 개 현실에서 나타나는 식량 불의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 기아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한다. 기아를 인이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기본 권리다. 1948년 공표된 유엔 세계인권선언 가져오는 직접, 간접 요인을 찾아내 이를 해소한다. 시민 기본권인 식량권이 보장되도록 한다. 식 에서 명시되었듯 ‘사람은 누구나 기본 인권으로 식량권을 가지며, 국가는 식량권을 존중, 보호, 충 량권 보장을 위해 힘쓰고, 식량권 침해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한다. 이윤 중심 식량생산을 바꾸어 족할 의무를 갖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대부분 국가는 식량권 보장에 앞서 나서지 않는다. 국가는 나간다.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의 수고를 인정하고, 먹을거리에 정당한 값을 치른다. 식량을 시장 흐름에 따라 식량보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식량권 보장을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 국가가 식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식량접근을 보장한다. 세계식량체계의 문제를 제기하고, 지속가능한 량의 공급과 접근을 시장문제로 보고, 국민의 식량권을 외면하는 한 국가의 농업정책, 먹을거리 식량체계 구축을 위해 힘쓴다. 슬로푸드운동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는 노력도 식량정의를 정책은 우선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고, 식량평화를 이루기도 어렵다. 위한 노력이다. 식량문제(부족, 차별)로 인한 갈등을 평화로 바꾸는 것은 식량정의와 직접 연관된다. 식량정의란 식량정의가 뿌리내리면 식량생산, 가공, 유통, 소비에서 지속가능성이 유지되고, 식량과 관련한 불의나 차별이 완화된다. 식량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이나 갈등도 줄어들게 된다. 식량정의는 결 국 식량민주주의에 닿는다. 식량 평화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식량 평화를 이루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다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산업형 농업, 세계식량체계의 대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산업형 농업, 세계식량체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효율성에 기초한 산업형 농업으로 땅이 산성화, 사막화했고, 물이 오염되었 다. 생물다양성은 크게 줄었고 엄청난 토종이 사라졌다. 소농민도 크게 줄어들었다. 수천 년 동 안 내려온 다양한 지역농업과 문화도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산업형 농업은 농업 생산기반을 크 게 훼손하는 ‘살농(殺農)’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산업형 농업이 계속된다면, 지속가능한 농업 은 자리할 수 없다. 11,000년 역사를 가진 농업이 계속되고, 거기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가 식량 평화를 이루려면, 자연 순리와 지역 여건, 지역문화에 바탕을 둔 농업, 지역식량체계에 관심을 갖 고, 그것이 자리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사람들이 음식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식량은 생명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식량 없이 는 살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음식문맹자’가 되어 식량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 한다. 식량불의, 식량정의에도 관심이 없다. 식량위기(농업현실)도 잘 모른다. 따라서 교육 운동 이 중요하다. 음식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음식문맹에서 벗어나야 한다. 식량운동을 통해 식량정 의를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한다. 식량정의가 뿌리내리면 식량생산, 가공, 유통, 소비에서 지속가능성이 유지되고, 식량과 관련한 불의나 차별이 완화된다. 식량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이나 갈등도 줄어들게 된다. 식량정의는 결국 식량민주주의에 닿는다. 셋째, 식량의 공공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식량권의 관점에서 보면 식량은 공공재이다. 하지만 사진 www.wearepowershift.org 62 작은것이 아름답다 63
  6. 6. 현실에서 식량은 시장의 상품이다. 식량은 다른 상품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국가는 시장 실패 때 만 접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력이 없거나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기본 인권을 누릴 수 없다. 식량의 공공성에 관심을 갖고, 정책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로 하여금 식량권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넷째, 식량권의 법제화와 제도화가 되어야 한다. 식량권은 접근, 적절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다. 식량권은 평화를 위한 충분조건이다. 식량을 모두 시장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식량보장에 대 한 국가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식량권 보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식량권이 법제화, 제도화가 되어 있어야 행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문제 삼을 근거가 있 게 된다. 다섯째, 식량주권에 대한 인식과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식량평화를 위해 식 량주권은 매우 중요하다. 식량주권, 농업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한 식량 정책, 농업정책,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 여섯째, 식량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 정책은 사회 약자가 좋은 식량에 접근할 기회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식량불모지를 줄여 식량접근이 쉬워야 한다. 식량복 지가 복지 가운데 가장 앞에 두어야 하는 복지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관심을 기울인다. 식량에 대한 불평등을 줄인다. 음식문화를 존중하는 상대주의를 바탕에 두어야 한다. 식량 평화가 우선이다 사람은 좋은 음식을 통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음식에 문 제가 생기면 고통과 어려움에 놓인다. 사회차원에서도 먹을거리는 사회 안정을 위한 핵심요소이 다. 식량 없이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식량 없이는 정의도, 평화도 없다. 오늘날 식량이 풍요한 탓에 되레 식량에 대해 관심이 낮다. 개인들은 식량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 고 하지 않는다. 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점점 더 나쁜 음식의 공범자가 되 고 있다. 국가도 좋은 식량의 생산과 공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국가는 식량을 시장 영역으로 보고 시장에 대한 간섭과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 개인과 국가의 식량에 대한 무관심과 경시는 기업의 먹을거리에 대한 영향력과 식품산업의 지배 력을 넓히고, 지구온난화와 함께 먹을거리 생산여건을 나빠지게 했다. 식량보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식량 질도 낮아지고 있다. 음식에 대안 불안이 커지고, 계층 사이 틈이 더욱 벌어지 고, 국가와 국가, 지역 사이 식량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날 식량이 풍요한 탓에 되레 식량에 대해 관심이 낮다. 개인들은 식량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점점 더 나쁜 음식의 공범자가 되고 있다. 그림 www.turtlemoon.com 위해서는 식량의 가치, 농업과 식량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식량정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 개인과 사회차원에서 식량 평화를 이루기 위한 자세한 방안이 마련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김종덕 님은 경남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면서, 슬로푸드문화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94년부터 슬로푸드 운동에 관 식량 평화는 매우 급한 과제다. 식량 평화가 없으면 개인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 사회차원 심을 갖기 시작했고, 2000년부터 국제슬로푸드 시상 대회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먹을거리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음식 에서도 식량평화가 없으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고, 사회가 안정될 수 없다. 식량 평화를 와 슬로라이프》,《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를 썼고, 《슬로푸드》,《로컬푸드》,《슬로푸드 맛있는 혁명》을 옮겼다. 64 작은것이 아름답다 문맹자에서 음식 시민으로 거듭나도록 글과 강의를 통해 슬로푸드와 슬로푸드 운동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슬로푸드 65
  7. 7. 특 집 _ 느 리 게 , 공 정 하 게 , 맛 있 게 고는 비교도 안 되는 참가 규모, 부수 규모, 대회 진행을 보고 깜짝 놀라는 거예요.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슬로푸드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국내 부스 가운데 기준 에 미달하는 곳도 더러 있었고, 앞으로 지역 특산물 가운데 토종 종자, 토종 생산 자, 음식들을 더 발굴하고 연결해야하는 과제를 남겼다고 생각해요. 이번 ‘아시오 구스토’에서 역점을 두었던 프로그램이나 인상 깊었던 일들은 어떤 것인지요? 핵심 프로그램은 ‘맛의 방주’ 발굴과 전시입니다. 슬로푸드 국제본부 중점사업이 기도 해요. 울릉도 칡소와 섬말나리, 제주 흑소와 푸른콩 된장, 진주 앉은뱅이밀 을 비롯해 여덟 개 품목을 등록했어요. 획일화된 입맛은 결국 종의 멸종, 농업과 고재섭님 관련 산업의 종속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공감하는 자리였어요. 또한 ‘맛 워크숍’도 인상 깊었어요. 생산자, 요리사, 음식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모두 30가지 워크숍 이 있었어요. 선재스님과 일본 불교음식 전문가가 함께 진행한 한일 불교음식 비교라든지, 냉장고 없이 식재 아시오 구스토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음식의 다양성과 그 가치를 확인하고 체험하는 자리예요. 아시오 음식 다양성과 전통 에 대한 긍지를 느끼는 자리였어요. 슬로푸드 운동을 통해 나라마다 음식 문화의 보전과 소농 중심 농업 발전에 힘을 보태 고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료 보관하기, 자연발효종 우리밀빵 만들기처럼 재미있고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음식에 밥상에 올라오 기까지 겪는 과정에 담긴 문제와 공동생산자인 소비자의 역할을 참여자들과 함께 확인하는 숨겨진 보물 같은 시간이었죠. 특히 슬로푸드에서는 슬로푸드 운동을 이어갈 미래세대인 청년들을 각별히 생각하고 있어요. 조직위원회에 맛의 바람이 분다, 우리는 아시아다 - 아시오 구스토 사무총장 고재섭 님 인터뷰 정리 사진 김기돈 녹취 손현주 청년을 팀장으로 두고 청년프로그램을 담당하게 했어요. 이번에 음식과 농업에 투신한 젊은이들의 활동을 볼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하고, ‘슬로푸드 직업세미나’를 통해 젊은이들이 농업 관련 분야 직업을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요리가무’는 기준에 못 미치거나 못 생겨서 버려지는 식재료들로 춤추듯 신명나게 요리하면서 주위와 나눠먹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았죠. 청년 네트워크도 조 직했고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이번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올해 첫 대회입니다만 42개 나라가 함께했고, 관람객 53만여 명이 참여했어요. 이번 대회를 통해 대회 기간에 만난 나라안팎 사람들과 어떤 교감을 나누셨는지요? 아시아 오세아니아 음식과 먹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였다고 봐요. 아시오 음식공동체 네 필리핀에서 온 비키라는 분이 있어요. 슬로푸드 지부 대표로 활동하는 분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인으 트워크를 만들어 다국적 식품기업과 지엠오에 맞서 지역 농업을 지키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좋아하시더군요. 특히 ‘음식과 영성’ 컨퍼런스에서는 너무나 감동해 눈물까지 흘리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음식과 농업 유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스스 시더라고요. ‘음식과 영성’은 아시아의 음식 전통은 나눔과 배려, 감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로 일깨웠고, 슬로푸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염원을 확인했어요. 기획되었는데, 나라마다 전통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홍순관 님 노래, 문성희 선생님이 준비한 점심 퍼포먼스 남양주시청에는 ‘슬로푸드과’가 있어요. 지자체가 나서서 관심을 가지고 부서까지 둔 건 세계에 가 참가하신 분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특히 이은미 도예가가 황토 흙으로 구운 그릇에 소박하면서도 정 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요. 지난해에 시에서 ‘아시오 구스토’ 유치권을 따낸 뒤 1년도 채 안 되는 갈하게 준비된 음식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와 침묵 속에서 함께 나눠 먹는 점심은 어떤 토론보다도 더 큰 감 기간 동안 빠듯한 일정으로 준비를 했어요. 나라밖 참관단들도 우리나라는 슬로푸드 역사도 짧 동이었어요. 이 퍼포먼스를 내년 이탈리아 세계대회에서 다시 시연하기로 했어요. 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으니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이태리에서 시작할 때하 또 국제본부 상임이사인 우간다의 무키비 님은 ‘걷기 명상과 빈 그릇 체험’에 함께한 뒤 아프리카에 돌아가서 70 작은것이 아름답다 71
  8. 8. 이 행사를 그대로 도입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함께 고요하게 걸은 뒤 접시에 음식을 받아 깨끗이 비워내는 공 양을 했죠. 이런 대회는 늘 사람도 많고 시끄럽잖아요. 어느 한 곳은 고요한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음식 문제 는 대부분 음식이 생명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 도교, 천주교 5개 종단 환경모임이 준비한 자리거든요. 아시아의 음식은 쌀 문화가 중심이잖아요. 밀은 빵으로 만들어 놓으면 갖고 다니기 쉽잖아요. 쌀은 밥을 해먹 으려면 취사도구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반찬이 뒤따라요. 쌀 문화는 음식다양성을 품고 있다고 봐요. 논을 하 나 만들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고 공동체가 서로 돕는 문화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쌀 문화는 평화의 상 징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아시아의 차별성인 거죠. 국제본부도 공감하면서 앞으로 이 부분을 세계대회에도 넣겠다고 했어요. 우리나라가 너무 서구중심 사고방식 교육을 받은 탓에 아시아인이면서도 아시아인이라는 생각을 안 하잖아요. 아시아에 대한 자부심, 아시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아시아를 더 공부하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슬로푸드 운동을 이어갈 미래세대인 청년들을 각별 히 생각하고 있어요. 음식 과 농업에 투신한 젊은이 들 부스를 마련하고, 못나 서 버려질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가무’ 같은 신 명나는 프로그램을 나눴어 요. 청년 네트워크도 조직 했고 새로운 가능성을 확 인했어요. 아시아를 아우르는 슬로푸드 운동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시오 구스토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음식의 다양성과 그 가치를 확인하고 체험하는 자리예요. 이탈리아에서 어요. 아시오 나라들은 저마다 패스트푸드 위기에 놓여있어요. 사실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하죠. 슬로푸드는 열리는 세계 슬로푸드대회인 ‘살로네 델 구스토’는 역사도 오래되고 유료 관람객도 엄청납니다만, 거기에 주 식량자급률과 식량안보 문제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거든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곡물 회사에 종속되 로 전시되는 유럽 음식이라고는 빵, 소시지, 치즈, 식초, 와인이 대부분이거든요. 이에 비해 아시오는 수많은 어 토종 종자들이 사라지고 아예 농업 자체가 예속이 되는 문제, 지엠오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길을 찾고 있어 차와 양념, 비할 바 없는 다양한 음식 전통을 갖고 있어요. 이번에 아시오 대표들이 참여하여 좋아한 것도 이 요. 슬로푸드 운동은 나라마다 음식 문화 보전과 소농 중심 농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고 런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아시오 음식 다양성과 전통에 대한 긍지를 느끼는 자리였 봐요. 이제 첫걸음을 뗐으니, 두 번째 세 번째 진행해 나가면 아시아 나라들이 서로 노력하면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명확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아시오 구스토’가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될까요? 아시오 구스토는 2년마다 남양주시에서 열리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국제 본 부에서 승인을 해주는 공인된 대회이기 때문에 첫 대회임에도, 42개 나라에서 참석할 수 있었어요. 세계 대회 도 항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하고, 유럽대회는 프랑스에서 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아시오 구스토를 계속 이어가고 연륜이 쌓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고 봐요. 사실 올림픽을 아시아의 음식은 쌀 문화 가 중심이잖아요. 쌀 문화 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생 각해요. 이것이 아시아의 차별성인 거죠. 아시아의 음식 전통은 나눔과 배려, 감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 ‘음 식과 영성’ 컨퍼런스를 기 획했어요. 72 작은것이 아름답다 유치한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올림픽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만 아시오 구스토는 국민들 식 생활뿐만 아니라 농업, 환경, 산업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거든요. 국제본부에서도 이번 대회를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슬로푸드에 있어서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역할 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지요. 파올로 국제본부 사무총장은 아시오 구스토를 개최한 한국의 역량을 놀라워하면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상설 사무소를 두고 싶다고 제안해 왔어요. 슬로푸드 운동은 맛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한 운동일 뿐만 아니라 음식과 농업을 살리는 운동이 73
  9. 9. 기 때문에 보람도 크고 확산성도 강한 운동입니다. 맛이 주는 즐거움의 근원은 농업에 있어요. 시민들이 요리 전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와 음식 재료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농부들 희망도 살아나는 거죠. 2년 뒤에 열리는 ‘아시오 구스토’에서는 아시오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진단하고 어떤 주제로 다가가야 또 한 가지, 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 ‘한살림 운동’과 유럽에서 시작한 ‘슬로푸드 운동’을 비교하고 싶었어요. 되는지 논의하게 될 거예요. 아시오 나라들 대표가 참여하는 아시오 구스토 이사회 조직을 만들어 상설 모임 두 운동이 공교롭게 모두 1986년에 출발했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똑같이 1989년에 선언문을 발표해요. ‘슬로 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해요. 푸드 선언’, ‘한살림 선언’, 근데 놀랍게도 내용도 비슷해요. 선언문 핵심이 한살림에서는 현대 문제를 기계 문 아시오 구스토가 열리지 않는 짝수년도에는 국내대회를 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어요. 국내 대회는 컨퍼런 명의 문제로 봤고, 슬로푸드에서는 속도로 본 거에요. 운동 방향은 서로 아주 달라요. 슬로푸드는 세계로 범위 스 중심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논의 단계이지만, 음식과 관련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 를 넓혀왔고, 한살림은 한국에만 좁고 깊게 내려왔어요. 한살림은 지금 36만 회원이 있고, 슬로푸드는 70만 회 문에, 생산자, 조리사, 학자, 교사, 소비자들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식량 시스템을 바꾸는 고민을 나누면 좋겠어 원이 있어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아시아 나라들에서 한살림 같은 생협운동이 일어나고 땅을 지키고 생명 요. 슬로푸드는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의 음식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서로가 확인하고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 을 지키는 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하는 거죠.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농업 없이는 음식도 없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농업에 대한 앞으로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요? 관심이 너무나 적습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생산되어 어떻게 내 입에 들어오는지 알 때, 건강도 지킬 지역을 찾아다니며 ‘맛의 방주’ 등록 품목을 지속해서 발굴할 계획입니다. 어느 지역이나 지역 문화와 정서가 수 있고 농업과 환경도 살릴 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그러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지역 차원에서 함께 머리를 녹아 있는 음식과 종자들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이번에 저희 농민장터에 주박장아찌가 나왔습니다. 술을 맞대어, 지역의 농민과 연계하여 음식 시스템을 바꿔나가면 더욱 좋겠어요. 저도 슬로푸드 운동을 하면서 음 짜내고 남은 찌꺼기에 울외, 무를 넣어 만든 건데, 일본어로 ‘나라스케’라고 나란히 적어놨어요. 원래 우리 토 식이 우리 삶에 아주 중요하고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어요. 음식이 공산품이 아 종 음식 기술인데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더 유명해진 음식이거든요. 이런 음식들을 찾아 원래 저장 기술 니라는 것,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관념이 아니라 몸으로 느꼈어요. 농업과 식량 정책, 식량 자급률, 대로 되살려내는 거죠. 이처럼 지역의 종자와 음식을 찾아내어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이를 중심으로 생산 음식교육을 우선순위에 두고 함께 힘쓰는 만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봅니다. 여기에 미 가공 유통과 관광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봐요. 다음 대회 때까지 맛의 방주 품목을 50개 넘게 등록하여 래가 있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아시오 구스토를 계속 이어 가고 연륜이 쌓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 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고 봐요. 사실 올림픽을 유치한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어요. 국민들 식생활뿐만 아니라 농업, 환경, 산업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 니까요. 74 작은것이 아름답다 음식이 공산품이 아니라는 것, 생명과 직결 되는 문제라는 것을 관념이 아니라 몸으로 느꼈어요. 농업과 식량 정책, 식량 자급률, 음식교육을 우선순위에 두고 함께 힘쓰는 만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거 라고 봅니다. 여기에 미래가 있는 거죠.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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