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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9 sewoon con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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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기술거버넌스 집담회] 8월_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와 살 그리고 오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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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9 sewoon conference

  1. 1.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와 살 그리고 오래됨 2019.8. 29.(목) 세운기술거버넌스 연구 집담회 이후빈 _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 발표는‘세상을 찍어내는 인쇄골목 인현동(서울역사박물관, 2016)’일부 내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정리한 것임
  2. 2.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 2 / 55
  3. 3.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 3 / 55
  4. 4. 0. 문제의식 - 열심히 받아 적은 다음에 무엇을 볼 것인가? 4 / 55
  5. 5. 소개글 5 / 55 인현동 인쇄골목은 오래된 인쇄업 집적지이다. 기계 한 대를 갖춘 소규모 작업장들이 모여서 지역 자체가 마치 거대한 공장처 럼 일사불란하게 돌아간다. 그런데 인쇄골목 사람들은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떻게 알까? 그리고 오래되었다는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기술이 쏟아지는 요즈음 인 쇄골목에게 득일까 해일까?
  6. 6. • 소규모 작업장으로 이루어진 분업체계 열심히 받아 적은 결과의 허무함 6 / 55 이게 여기서 어떻게 잘 될까? - 도심제조업과 산업생태계 (뼈) - 장소의 사회적 관계망 (살) ➡ 산업생태계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망
  7. 7. •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와 살 연구장소에 대한 애착을 벗어나기 위한 지리적 확장 7 / 55 여기는 왜 살아남았을까? - 인현동: 지역 자체가 거대한 공장 - 파주: 하나의 기업이 거대한 공장 ➡ 인현동 인쇄골목의 경쟁력과 역할
  8. 8. 발표 순서 8 / 55 1.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 -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살 - 개인의 노력, 사회적 관계망 그리고 장소의 역사 3.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오래됨 - 한 곳에서 오래되었다는 것의 장점과 단점
  9. 9. 1.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 -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9 / 55
  10. 10. 인현동 인쇄골목, 소규모 개인사업체의 집적지 10 / 55 • 그렇다고 많이 듣기는 했는데 여기는 왜 그럴까?
  11. 11. 인현동 인쇄골목에 대한 역사적 설명 11 / 55 장교동에 인쇄업체 입주1950년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정2006년 인쇄업체 시외이전 명령1975~6년 장교동에서 인현동으로1983년 파주출판단지 1차 입주2002년 1975년 종합무역상사제도 신설 - 수출에 사용하는 인쇄물 수요 급증 인현동 인쇄골목의 호황기 1976년 서울시청 조직 확대 - 공문서 위주 을지로2가 인쇄업체 호황 1977년 영화산업 활황 - 극장 포스터, 티켓, 대본, 필름 현상 등 1986-88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 스포츠 관련 컬러 포스터 수요 급증
  12. 12. 소규모 작업장의 존재양식에 대한 설명 12 / 55 • 기술될 뿐 설명되지 않는 분업체계 “각각의 집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다 달라요.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계가 정해져 있잖아요. 그리고 집마다 기계를 거의 하나씩만 갖추고 있으니까.” “여기는 업체들이 규모가 크지 않잖아요. 규모가 작으니까 각 업체들이 기계를 조금씩 소지하고 일을 해요. 물론 대형 인쇄업 경우에는 그 안에 시설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까 그 안에서 모든 공정들이 딱 일괄적으로 처리되어서 나오지요. 근데 여기는 규모가 다 작으니까 그렇게 할 수가 없죠.”
  13. 13. • 소규모 작업장으로 이루어진 분업체계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 13 / 55 • 인쇄공정 • 인쇄업 • 소규모 작업장 • 분업체계에 대한 단편적 설명 – 각각의 집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 기계마다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다 – 작업장의 규모가 작다 – 기계를 거의 하나씩만 갖추고 있다
  14. 14. 연속적인 인쇄공정 14 / 55
  15. 15. 연속적인 인쇄공정 15 / 55 • 하나의 인쇄물에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후가공 과정들
  16. 16. 연속적인 인쇄공정 16 / 55 • 엄청나게 다양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후가공 과정들 “이게 다가 아니야! 필요하면 새로 만들어”
  17. 17.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17 / 55 • 상당한 규모의 자본투자를 요구하는 장치산업
  18. 18.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18 / 55 “웬만하면 기계값이 1억 원은 훌쩍 넘어요”
  19. 19.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19 / 55 •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는 장치산업 “환율이 1달러 800원일 때 리스로 기계를 들여왔는데 IMF 이후 1,800원으로 뛰니까 환율에 따라 리스료가 거의 2배 넘게 오른거죠. 매달 리스료로 100만원 갚던 사람들이 갑가지 어떻게 200만원을 갚아요? 그래서 업체들이 은행에 연체를 하게 되고, 결국 은행이 채권을 환수하죠. 보통 기계를 들여올 때 그 기계뿐만 아니라 자기 집도 담보로 잡고 하기 때문에 은행이 기계도 뺏고 집도 압류해가는 거죠. 사업이 망할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거리에 나 앉는거죠 .”
  20. 20.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20 / 55 • 고객의 주문에 따라 생산과 소비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서비스산업 “인현동에서 인쇄라는 건 큰 자본이 들어가는 장치산업도 되지만 고객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서비스산업이기도 해. 일단 인쇄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려면 돈이 아주 많이 들어. 그리고 우리는 자체적으로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게 아니라 고객한테 의뢰를 받아서 움직이는 수족과 같은 존재야.”
  21. 21. 연속적인 인쇄공정 +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21 / 55 • 하나의 인쇄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인쇄수요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을 들여 대형 작업장에 다채로운 종류의 인쇄기계들을 갖추고 있어야 함 출처: http://www.smconstruction.co.kr/bbs/board.php?bo_table=photoreview2&wr_id=17
  22. 22. 인현동 인쇄골목, 소규모 개인사업체의 집적지 22 / 55 • 자본투자의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기계 한 대를 갖춘 소규모 작업장
  23. 23.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3 / 55 • 공정 순서에 따른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갖는 분업체계 “이 지역 하나를 거대공장으로 보면 돼요. 분업화가 되어 있어요. 이렇게 다 복닥복닥 있는 게 각자 서로 자기들이 하는 몫이 있어서 그래요. 그리고 그걸로 먹고 살아요.”
  24. 24.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4 / 55
  25. 25.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5 / 55
  26. 26.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6 / 55
  27. 27.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해 지역 공장으로 기능하는 분업체계 27 / 55
  28. 28. <요약>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 28 / 55 • 소규모 작업장의 분업체계 구축을 어떻게 설명할까? • 인쇄공정과 인쇄업 -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쇄공정 - 장치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인 인쇄업 • 소규모 작업장 - 자본투자의 부담(기계값과 임대료) - 기계 한 대를 갖춘 소규모 작업장 • 분업체계 -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통한 지역 공장 - 남 없이는 물건을 제대로 못 만드니까!
  29. 29. 2.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살 - 개인의 노력, 사회적 관계망 그리고 장소의 역사 29 / 55
  30. 30. 분업체계의 위험과 비용 30 / 55 •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이게 얼마나 위태로운데... “이 지역 하나를 거대공장으로 보면 돼요.” • 분업체계의 위험과 비용 – 누가 뭘 잘하는지 어떻게 알까? – 돈 떼어먹을까 걱정되는데? – 중간에서 일이 틀어지면 누구 책임? ➡ 분업체계에서 거래비용 발생
  31. 31. 분업체계의 위험과 비용_로스율 31 / 55 • 정매수를 무색하게 하는 로스율 “1,000장을 기본으로 해가지고 까다로운 건 300장을 더하고, 보통은 200장을 더 해요. 장수가 많아지면 3% 추가해요”
  32. 32. 서로간의 신뢰에 기초한 이상적인 흐름 32 / 55 • 알아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흐름 “기획사가 지업사에 전화로 주문하고 지업사에게 인쇄소에 종이 갖다 주면 이후 과정은 거의 자동으로 일어나요. 일감 맡긴 기획사가 따로 확인하는 것 없이 우리(제본집)가 다 완성하면 바로 완제품을 고객한테 보내요.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해달라는 대로 우리가 그대로 처리를 해주니까 믿고 다이렉트로 보내는 거지.” • 계약서 한 장 없이 맡기고 익월 결제
  33. 33. • 공정 순서에 따른 순차적인 거래관계를 갖는 분업체계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뼈와 살 33 / 55 • 개인의 노력 • 사회적 관계망 • 장소의 역사 • 분업체계의 위험과 비용 – 누가 뭘 잘하는지 어떻게 알까? – 돈 떼어먹을까 걱정되는데? – 중간에서 일이 틀어지면 누구 책임? ➡ 분업체계에서 거래비용 발생
  34. 34. 개인의 노력_원청 사장과 하청 사장의 일상 34 / 55 • 작업 관리, 돈 관리 그리고 사람 관리
  35. 35. 개인의 노력_작업진행표 작성과 장부 정리 35 / 55 • 새벽에 작성하는 작업진행표와 4번이나 정리하는 장부 “우리는 장부가 총 4개나 있어요. 들어오는 주문을 적어 놓은 장부, 작업 상황을 적어 놓은 장부, 결제 여부를 적어 놓은 장부 마지막 한 개는 내가 한 번 더 손으로 적는 거예요. 한 번만 적어가지고는 내가 얼마를 누구한테 받아야할지 기억이 안돼요. 못 받은 건 있어도, 떼어먹고 도망간 사람은 있어도, 우리는 돈이 (장부에서) 누락된 것은 없어요. 가장 억울한 건 내가 일해주고 돈을 못 받는 거예요. 내가 일 했다는 사실을 기억 못해서!”
  36. 36. 분업체계를 떠받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 36 / 55 • 누가 뭐를 얼마에 어느 정도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사회적 관계망 “이 바닥에서 밥을 먹으려면 남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경쟁력이 바로 정보력이야.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것을 남의 손을 빌려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 누가 뭐를 얼마에 어느 정도 하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니야! 그런데 누가 뭘 잘하는지는 자연스럽게 알게 돼. 머리가 나쁘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살아남지.” 거래관계를 타고 종이와 돈이 흘러가려면 먼저 이 거래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정보 흐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쇄골목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알음알음을 통해서 구득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알음알음이 도대체 뭘까? 사람들을 서로 엮어주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들이 인쇄골목 내 정보전달매체로 작용하는 방식!
  37. 37. 분업체계를 떠받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 37 / 55 • 어쨌든 사람들을 만나게 만드는 공식단체와 친목모임 “이런 것들은 다 순수한 친목모임이에요. 누가 이익을 추구하려고 들어오는 게 아니고. 친목은 해도, 거래는 딴 데서 하는 사람이 많아요. 친목은 친목이고, 거래는 거래니까요.” “친목 모임에 나간다고 해서 바로 일에 도움은 안 되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모임을 들어서 얼굴을 비출 수는 있어요.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영업하기에는 유리해요. 이 동네에서는 어떤 일이 언제 닥칠지 모르니까 뭐든지 많이 알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38. 38. • 전문 기계상을 통한 간접적인 관계망의 형성 분업체계를 떠받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 38 / 55 “기계 쪽으로 사람을 전문적으로 구한다고 하면 그 기계 판매하시는 분들한테 물어보죠. 그 분들은 우리 집만 오는 게 아니라 다른 금박집도 가고 다 가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이 집에 누가 있었고, 얼마나 잘 하는지를 다 알고 있는 거죠.”
  39. 39. • 사람을 쫓아서 흐르는 시간의 누적 장소의 역사_분업체계의 재생산 39 / 55 “저도 그랬지만 직원으로 일하다가 보통 40~50대가 되면 자기 가게를 차려서 사장으로 독립하죠. 독립하면서 다짐했던 게 절대 우리 사수의 일은 건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사업장을 오픈하더라도 가까운 데 하면 안돼요.” “나도 예전에는 시설 좀 있다가, 유지를 못해서 그걸 정리하면서, 기계를 팔고 기획실을 차린 거지. 원래 인쇄 일에 훤하니까.”
  40. 40. <요약>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살 40 / 55 • 분업체계의 위험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돌아갈까? • 개인의 노력 - 작업 관리, 돈 관리 그리고 사람 관리 - 자잘한 거래들이 매일 여기저기서 • 사회적 관계망 - 공식단체, 친목모임 그리고 간접적 관계 - 정보전달매체로서 사회적 관계망의 역할 • 장소의 역사 - 독립과 창업을 통한 분업체계의 재생산 - 예전부터 이곳에서 알던 사이
  41. 41. 3.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오래됨 - 한 곳에서 오래되었다는 것의 장점과 단점 41 / 55
  42. 42. 인현동 인쇄골목의 경쟁력 42 / 55 • 파주와 똑같은 일을 할 수는 있지만 과연 더 나을까... • 오래되었으니까! • 도심에 있으니까! 한 곳에서 오래되었다는 것이 인쇄골목의 경쟁력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43. 43. 시간의 누적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강점 43 / 55 “이 인현동에 있는 사람들 중에 100년이 된 기계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어. 독일 하이델베르크 오리지날 도무송 따는 기계인데, 아직도 이 동네에 있거든.” “인현동 쪽에는 오만 잡다한 기계들이 다 있죠. 옵셋, 후가공 기계 등 별 게 다 있죠. (그러니까) 뭘 가져와도 이 동네에서 다 해결이 되죠.” 인현동 인쇄골목의 오랜 역사는 단순히 상징성만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장소성은 인쇄 역사의 다양한 층위들을 동일한 공간상에 누적시키면서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들었기 때문에 인현동 인쇄골목에 실질적 이점을 부여한다.
  44. 44. • 다양한 연식의 기계들로 다채로운 생산조건 확보 시간이 누적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강점 44 / 55 “CTP 출력에 밀려서 사라지고 있지만 필름제판을 여전히 사용해요. 왜냐하면 부분수정을 할 때 필름제판 방식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죠. 컴퓨터는 하나를 고치면 뒤로 확 밀려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필름은 움직이지 않아요. 필름은 오타가 난 그 페이지만 수정을 하고 갈아 끼면 나머지는 그대로예요. 단행본은 보통 3쇄, 4쇄까지도 가는데 그때마다 다시 사람이 컴퓨터를 보고 또 작업을 해야 하는 거면 귀찮죠.”
  45. 45. • 다양한 연식의 기계들로 다채로운 생산조건 확보 시간이 누적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강점 45 / 55 “자동 금박 기계가 나왔지만 반자동 금박기계를 여전히 사용합니다. 소량을 빨리 작업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반자동 금박기계는) 별도의 세팅 과정 없이 기장의 감에 따라 바로 찍습니다. (반자동 금박기계가) 일일이 손으로 찍어내기 때문에 수량이 많은 것은 못하지만 소량은 더 정교하고 더 빨리 할 수 있어요.” 인현동 인쇄골목의 오랜 역사는 인현동에 다양한 연식의 기계들을 공존시켰다. 새 기계를 살 돈이 없어서, 여전히 쓸만해서 그리고 아직 비싼 기계값을 다 못 벌었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연식의 기계들은 다채로운 생산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반적으로는 최신 기계가 구형 기계보다 더 효율적이지만, 어떤 특정 작업에서는 구형 기계가 가격, 속도 등의 측면에서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다.
  46. 46. • 사소하지만 가끔 꼭 필요한 후가공 과정들의 공존 시간이 누적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강점 46 / 55 “파주처럼 외곽에 있는 공장들은 대규모이지만 거기에서 안 되는 후가공 과정들이 많아요. 특히 책에다 실 끼우는 것 같은 수작업은 기계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인현동) 외부 공장에서 처리하기가 힘들어요. 여기에서는 아줌마들이 그런 일들을 해요. 이런 아줌마들은 여기에서만 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파주가 후가공에서는 인현동에 비해서 달리죠.”
  47. 47. • 사소하지만 가끔 꼭 필요한 후가공 과정들의 공존 시간이 누적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의 강점 47 / 55 “인현동에 워낙 다양한 후가공 업체들이 있어서 인현동을 떠나기가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저희 회사는 지방 인쇄업자들의 요청로 사소하거나 별의별 후가공을 다 처리해주기 때문에 더욱 인현동을 떠나기 어렵습니다.” 인현동은 오래된 만큼 다양한 후가공 과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계화가 힘든 수작업 과정은 거의 인현동에만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다양한 인쇄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최고차 중심지로 인현동 인쇄골목의 관성은 앞으로 쉽게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48. 48. • 임대료는 비싸지만 고객이 찾아오기 편한 도심부 접근성과 시급성의 경쟁이점 48 / 55 “인현동이 파주보다 좋은 점은 강남이나 용산에서도 아무리 밀려도 30분 안에 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 있다가 파주출판단지로 들어간 사람들 중에서 망한 사람도 많아요. 그 산골짝에 누가 주문하러 가겠어요? 강남이나 용산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주문을 메일로 한다고 해도, 실제 감리는 직접 가야 하는데.” “인현동은 시일이 촉박해서 급하게 제작해야 하는 전단지, 행사 포스터 등을 맡고, 화장품 패키지처럼 대량으로 작업하는 경우에는 파주, 성수동을 이용합니다.”
  49. 49. • 비싼 임대료에 적응하는 인쇄골목 접근성과 시급성의 경쟁이점 49 / 55 “임대료가 부담되니까, 두 업체가 월세를 반씩 내는 거예요. 이런 걸 모찌꼬미라고 불러요.”
  50. 50. •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에 포장재료를 공급하는 인현동 인쇄골목 접근성과 시급성의 경쟁이점 50 / 55 “동대문시장 보따리장사들이 내일 아침까지 종이박스 만들려면 어디 가서 만들겠어? 내일 아침까지 해야 되는데, 이 동네에서 해야 되는 거야. 가격을 따질 수가 없잖아. 예를 들면 한복 한 벌을 내일 아침에 롯데호텔 102호로 갖다 줘야해. 그럼 박스도 있어야 되고 포장지도 있어야 하고 거기에다가 상호도 들어가야 하잖아. 그런 것을 여기 인현동에서 대줘야 (그 사람들이) 물건을 팔 수 있을 것 아니야.”
  51. 51. 도심에서 오래된 것의 단점 51 / 55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인현동이 쇠퇴하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죠. 집주인들이 곧 헐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설투자를 안 하니까요.” • 재개발 기대에 묻혀버린 시설투자 이런 물리적 쇠퇴는 단순히 미관상 보기 나쁜 것에 그치지 않고 인쇄업체의 실제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52. 52. 도심에서 오래된 것의 단점 52 / 55 • 물리적 쇠퇴와 기계 설치의 문제 “건물 천장이 점점 내려앉아서 임시방편으로 간이 기둥을 세워놓은 곳도 있어요. 여기에 상당히 강력한 진동을 발생시키는 대형 인쇄기를 돌릴 수 있겠어요? 별다른 설비를 갖고 있지 않는 기획실이야 최신 건물이 있는 필동으로 갈 수 있지만, 우리야 천만 원 넘게 드는 도비가 무서워서 그냥 원래 있던 자리에 있는 거죠.”
  53. 53. 도심에서 오래된 것의 단점 53 / 55 • 물리적 쇠퇴와 인력수급의 문제 “실제로 사람들이 면접을 보러 와서 화장실 보고 바로 1층에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디자인 업체로서 중요한 게 괜찮은 인력을 뽑는 것인 데, 너무 오래된 건물에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게 어려웠다).”
  54. 54. 인쇄골목과 인쇄업의 이중 쇠퇴 54 / 55 • 인쇄업 쇠퇴에 따른 공실 증가 “여기는 인쇄업이 메인인데 요즈음 인쇄 일이 없으니까 나가면 안 들어오지. 사람 넣기가 힘들어. 낙후되어 있는데다가, 재개발 지역에다가. 몇 년 전에 월세가 이백 만 원짜리였다고 해도 지금은 백만 원 밖에 안 가는 거고, 그것도 세입자가 옮기려고 하면 집주인이 벌벌 떨지.”
  55. 55. <요약> 을지로 인현동 일대 인쇄골목의 오래됨 55 / 55 • 파주와 비교해서 인쇄골목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 시간의 누적 - 다채로운 생산조건의 확보 - 사소하지만 가끔 꼭 필요한 작업 • 접근성과 시급성 - 고객이 찾아오기 편한 도심부 - 당장 해야하는 가격을 따질 수 없는 일 • 물리적 쇠퇴 - 인쇄골목과 인쇄업의 이중 쇠퇴 - 사람 구하기 어렵게 만드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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