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рчуулгын тухай солонгос но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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Орчуулгын тухай солонгос ном

  1. 1. 나도 번역한번 해볼까? 김우열 지음 독자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세상에 유익 이 된다는 사실이 번역가로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을 읽 고 용기와 희망, 지혜를 얻고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2. 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 김우열, 2011 * 이 책의 전부 혹은 일부 내용을 재사용하시려면 저작권자에게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3. 3. 개정판 서문 이 책을 무상으로 배포하며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를 출간한 지도 거의 3년, 이제는 때가 왔다 싶 었다. 원래 출판사와 계약한 대로라면 2년 이상 더 기다려야 했지만, 그 시 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출판사에 양해를 구하고 전자도서 제작에 들어갔다. 내가 이 책을 굳이 무상으로 배포하는 까닭이 뭔지 궁금할 수도 있을 텐 데, 답은 간단하다. 더 많은 이에게 읽히고 싶어서다. 이제까지도 1만 부 이 상 판매됐고 2011년 4월 지금도 꾸준히 나가고 있지만, 작은 이익에 연연하 기보다는 이 책을 더 많은 독자와 만나게 하는 편이 독자뿐 아니라 나 자신에 게도 이로운 일이라고 판단했다. 무상으로 배포하면서 내가 기대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번역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읽고 ‘번역가’라는 직업을 조금 더 이해해주면 좋겠다. 어떤 직업이나 나름의 환상 혹은 편견이 있는 법 이지만, 번역가처럼 베일에 쌓인 일도 많지 않을 듯싶다. 알다시피 번역가는 공식 루트라고 할 만한 것도 없고, 번역가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일도 많 지 않다. 그러다 보니 독자로서는 번역이 어떤 일이고, 번역가들이 어떤 생 활을 하는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별로 없다. 번역을 이해하는 독자가 늘어날수록, 번역가도 더 두려운 마음으로 일하게 될 테고, 전반적으로 번역 의 질도 향상될 것이며, 더 나아가 번역가들도 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 다. 나 자신도 번역가이고, 또 후배 번역가를 양성하는 입장에 있으니, 이것 이 나에게 이로운 일이 되리라는 점은 명백한 듯싶다. 둘째로 내가 기대하는 바는 번역가 지망생들이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된다 고 느껴서, 각자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다. 아마 그 중에는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입해서 함께 공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내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이것이 나 에게도 이로운 일이라는 점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내가 이렇게 내게 이로운 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까닭은 별게 없다. 독 자가 이 책을 무상으로 읽으면서, 딱히 내게 빚진 느낌을 받을 필요가 없다 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그저 각자에게 맞게 잘 활용해주기만 한다면 나로 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다만 무상으로 배포하다 보니 혹여라도 이 책 을 무단으로 사용해도 되는 줄 알고 자기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파일을 올 린다거나 하는 독자가 있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혹시 독자가 이 책 을 ‘주간번역가’ 사이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내려받았다면 지은이에게 알려 주시기를 부탁한다. 개정판은책뒤에새로추가한내용이조금있고몇군데가볍게손댄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초판과 동일하다. 읽다가 오탈자 등을 발견하면 지 은이에게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지은이 연락처는 책 끝에 적어두었다. 마지막으로 개정판 편집 디자인 작업에 힘써준 친구 전순미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다. 2011년 4월 김우열 적음
  4. 4. 7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저자 서문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글 쓰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첫 단락이다. 나는 첫 단락에 몇 달을 허비하 지만 일단 첫 단락을 쓰고 나면 나머지는 아주 자연스럽게 써나가게 된다. 첫 단락은 책의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룬다. 주제뿐 아니라, 문체, 어조도 정한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나는 번역가 김우열이다. 영어로 된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이 내 본업 이다. 나는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주식회사 바른번역의 부대표에, 부설기관 인 번역 아카데미의 운영 책임자이기도 하다. 더불어 인터넷 카페 <주간번역 가>의 운영자이면서 뉴스레터 <주간번역>의 발행인이다. 보기에 복잡한 직 무를 여러 개 맡고 있지만 한마디로 번역과 그와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아직까지도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이력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2007 년 여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시크릿」을 번역한 사람이기도 하다. 200만부가 넘게 팔린 책이어서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 금 이름이 알려진 편이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지 궁금해 한다. 번 역일을 하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처럼 나도 처음부터 이 일을 한 것은 아니었 다.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에 전공을 살려 휴대전화 설계하는 일을 첫 직업으로 삼았다. 그때는 그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 평범하 게 직장 생활을 하던 1999년 여름, 지인들과 대만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나더러 통역을 좀 해달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같이 간 사람들을 위해 통역을 했다. 정말 알아듣기 힘든 인도식 영어로 진행된 세미나를 진땀나게 한국어로 풀어서 설명해줬던 기억이,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생생하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그 사람들에게 “너 영어 잘하더라. 번역도 해보면 어 떨까?”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번역가로 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은 이 렇게 번역이 아니라 통역이었던 셈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업무 시간 외에 크 고 작은 것들을 번역하면서 아무런 의식이나 준비 없이 그렇게 번역이라는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0년 말에는 휴대전화 제조회사를 그만두고 유학길 에 오르려고 한동안 공부에 몰두했으나, 뜻밖의 계기로 중간에 생각을 바꾸 어 전업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사실 전업 번역가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내가 번역으로 밥 먹고 살게 될 줄 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도 일반인들처럼 번역에 관해 선입관이 있었다.
  5. 5. 9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그 중 하나가 ‘누구나 조금만 공부하면 할 수 있는 게 번역’이라는 생각이었 다. 즉,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문제는 이 ‘조금만’이라는 부분이 상당 히 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드문 사례이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은 몇 달 정도 짧게 공부했는데도 단행본 한 권을 맡아 번역할 만한 실력이 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번역 실력이 그다지 늘지 않는다. 이것은 굉장히 흔한 일이다. 이렇게 되는 데에는 본인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 서일 수도 있지만 번역가라는 직업이 외국어는 기본이고 한국어 역시 잘해 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일 때도 있다. 나도 벌써 번역에 몰두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한국어 공부는 과연 끝이 있을까 싶다. 더구나 번역해야 할 책의 내용에 따라서는 경제, 정치, 문학, 의학, 심리, 종교 등 배경과 현황을 모르면 오역하기 십상이다. 혹자가 번역이 쉽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마도 번 역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선입관은 ‘번역으로 밥벌이가 되겠는가’하는 생각이다. 이건 아 마도 영화나 소설에서 번역가를 대표적인 저소득 지식노동자로 표현한 영향 때문인 듯도 하다. 번역가가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말은 확실히 어폐가 있지 만 ‘저소득 일용직’으로 모는 것 역시 음모다. 이 내용도 번역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에서 해명하고 싶은 부분이다. 그렇다면일반인이나번역가지망생이오해하는부분을풀어주려고이책 을 썼느냐고 물을 사람도 있겠다. 물론 그 해명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더큰목적은번역가를꿈꾸는사람에게번역가로입문하는방법을알려주고 싶어서다. 나 자신도 ‘한국에는 번역가로 데뷔하는 공식 경로가 없다’는 문제 를 직접 겪어 보았고, 지금도 바로 그 지점에서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 람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번역 에 필요한 적성이 무엇인지, 번역가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러 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는 것 같다. 가장 궁금한, ‘번역가로 일을 시작하는 방법’도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이렇게 예비 번역가들은 궁금한 것은 많으나 물어볼 사람은 없어서, 인정도 받지 못하는 자격증 시험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 은 아닌지 고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어려움을 먼저 겪은 선배 번 역가로서 다만 몇 가지라도 길을 제시하고 싶었다. 책에 있는 질문 74개는 번역을 업으로 삼고 싶은 예비 번역가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자주 묻는 내 용을 정리한 것이다. 난 이 책에서 주로 책 번역을 다룰 테지만, 영상 번역 이나 기술 번역도 간단히 소개하면서 출판 번역과 어떻게 다른지도 짚어 볼 예정이다. 화제를 돌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시크릿」 얘기를 해볼까 한다. 2007년 여름, 전체 도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시크릿」은 출간 후 10개월이 넘은 현재 까지도 여전히 종합 순위 Top 3에 들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 책 을 번역하면서 얻은 행운(?)이라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덩달아 번역 가 김우열의 이름도 많이 알려져서 예전보다 일도 더 많이 들어오고 대우도 나아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시크릿」 번역가라고 소개할 때마다 사람들이 가
  6. 6. 111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장 흔히 하는 질문은 “얼마나 버셨어요?”다. 돈을 엄청나게 벌었을 것이라는 기대에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지만 그 책은 매절로 계약했기 때문에 일 반 단행본과 비슷한 번역 원고료를 받았다. 물론 이후에 소정의 보너스와 감 사패도 받기는 했다. 이 외에 또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 알았나요?”다. 물론 알았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사실 몰랐다. 다만 번역 에 들어가기 전부터 인터넷에서 소문이 퍼지는 모양을 보면서 10만부는 나 갈 것 같다는 정도는 예상했지만, 6개월 이상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킬 정도일 줄은 짐작도 못했다. 앞서 말한 행운 외에, 이렇게 ‘번역가 되는 길’을 제시하는 책도 쓰게 되었 다.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겠으나, 번역하는 이라면 한번쯤은 저자로서 책을 출판하고 싶은 로망이 있다. 그 로망을 선배 번역가들보다 먼저 잡을 수 있었 던 것 역시 「시크릿」이 내게 준 행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번역가의사회적위상을고민하는사람들에게하고싶은말이 있다. 간혹, 한국 출판계에서 번역서의 비중이 너무 높다고 하면서 비중을 낮 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쎄, 한국의 지식수준이 모든 분야에 서 외국에 비해 낮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직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 많은 듯 싶다. 한국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주로 지식을 수입하는 편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개탄하며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보다는, 스스로 경쟁력 있고 의미 있는 지식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외부 세상의 알짜배기 지 식을 정확하고 빠르게 섭취하는 편이 낫다. 그와 동시에 ‘우리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식을 만들어내고 외부에 수출해야 할 것이다. 번역가는 바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조금은 자부심을 느껴도 좋지 않겠는가. 2008 여름을 앞에 두고 김우열
  7. 7. 131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베타테스터 서평 저희가 먼저 읽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번역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볼 때 유익한 정보가 많다. 그 중에서 도 돋보이는 것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밝고 긍정적이라는 점이었다. 마치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여기 나 온 글을 읽어보니 자극을 받는 부분도 있고,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는, 고 압적이지 않고 친절한 책이라서 좋았다. 박산호(번역가) 외국어 좀 하기 때문에, 혹은 번역에 관심 있어서 ‘번역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고 해본 사람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거예요. 어떤 사람이 번 역가에맞는지설명해주는부분이랑번역가가되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알 려주는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두루뭉술하지 않고 구체적인 예가 자주 나 와서 좋았어요. 다른 번역 관련 책과는 차별화된 점이 좋았어요. 『번역 산책』 이나 『번역의 공격과 수비』 같은 책이 많진 않아도 꽤 있잖아요. 전혜상(영어교사) 질문을 참 잘 뽑아낸 것 같아요. 정말 당사자의 입장에서 궁금해 할 만한 것들만 뽑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상세한 점도 마음에 들고요. 특히 편집자와 리뷰 관련 섹션 등은 꽤 참신한 것 같아요. 다 른 곳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이야기라고나 할까. 특히나 리뷰 같은 부분은 번 역가로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구세희(번역가) 일단 저자 자신의 경험과 현실성 있는 지식 전달을 연결한 전체 구성이 좋구요. 자연스러운 문제가 읽기 편해요. 독자 friendly 책이네요. 예비 번역 가들뿐만 아니라 현직에서 몸담고 있는 번역가들에게도 무척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박정현(번역가) 복잡하고 어려운 글 못 읽는 내 머릿속에도 쏙쏙 들어오는 글이다. 앞의 파트 1, 2, 3은 맛난 케이크를 먹는 기분으로, 부록 부분은 몸에 좋은 현미밥 을 꼭꼭 씹어 먹듯 천천히 집중해서 읽었다고 할까? 예전에 읽었던『번역의 공격과 수비』에서 저자가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을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었 는데, 이 책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써서 좋았다. 번역 지 망생부터 초중급 번역가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책이 될 것 같다. 김주영(번역가)
  8. 8. 151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추천사1 예비 번역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책 해외에서 유입되는 책이 늘면서 책 표지에 ‘ㅇㅇㅇ번역’ 혹은 ‘ㅇㅇㅇ역’이 라고 쓰인 것을 참 많이 본다. 일반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은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로 쓰인 책을 한국어로 옮겨놓는 사람들이다. 번역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 않다면 그 이상으로는 깊게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번역 가는 세상에 없는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 역시 집필 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창작 행위이며 예술적인 행위로 인정받아야 한다. 우 리나라가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해 유력한 수출국이 되는 그 때가 올 때 까지 다양한 외국서적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밖에 없는 지금 우리의 현실 을 생각하면,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번역된 책들을 읽다가 엉성한 번역 때문에 짜증이 나서 몇 번 이고 집어던진 것을 떠올릴 때, 또 이런 경험이 비단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 었음을 알게 될 때 ‘언제 좀 제대로 된 번역가가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1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번역가 김우 열 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나 보다. 그의 이번 책은 그냥 번역가가 아닌, 제대 로 된 전문번역가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전달해준다. 지금까지 이런 책이 없었나? 물론 겉으로는 그런 책인 양 하는 것들은 있었다. 하지만 이 책 처럼 문법이나 번역 테크닉에 대한 것이 아닌, 번역가 입문의 알파에서 오메 가까지를 알려준 책은 처음일 것이다. 그 처음과 끝 사이에 놓인 Q&A는 20 년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강의해온 대학 교수의 다 낡아빠진 강의 노트에 서 베낀 것이 아니다.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번역하고, 번역을 가르치 고, 번역으로 밥 벌어 먹고 세금 내면서 격었던 산전수전의 치열함에서 건져 올린 것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 책 속의 지식은 강하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이다. 갓 잡은 생 선처럼 살아서 퍼덕거린다. 날로 먹어도 되는 유기농 상추처럼 싱싱하다. 이 신선한 지식의 밥상은 예비 번역가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며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필수 영양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명로진 『인디라이터』저자 겸 방송인
  9. 9. 171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추천사2 능력 있는 후배 번역가들을 기다리며 우리나라 번역산업은 아직 갈 길이 참 멀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해외 지 식 콘텐츠를 수입하는 처지에 있기 때문에 이를 빠르고 정확히 번역하여 국 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참 중요한 일이 다. 사실 누가 번역하느냐에 따라 같은 원서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번역문 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어떤 번역문은 독자들 머릿속에 쏙쏙 들어올 정 도로 잘 소화되어서 오히려 원서의 수준을 능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 떤 번역은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책을 망쳐버 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번역이이렇게중요하다는것을많은사람들이공감하면서도국가의중요 한 일에서부터 개인 간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번역으로 큰일을 그 르치게 되는 경우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왜 그럴까? 문제는 결국 시스 템이다. 번역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번역가를 문제 삼는 데 그 친다면 그런 실수와 과오는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4년 전,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김우열 번역가를 만나 고민하던 시절이 있 었다. 번역가들이 개인적으로 일하는 것의 한계, 재교육 시스템의 필요성, 능력 있는 후배들이 데뷔할 수 있는 경로 구축 등 우리들의 고민은 끝도 없 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름대로 힘을 모아 이상적인 시스템이란 것을 만들어 보기 위한 노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은 분의 지원도 얻었던 반면, 때로는 엉뚱한 오해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충돌로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어려울 때마다 김우열 번역가는 늘 곁에서 든든한 동지가 되어 주었고, 능력 있는 후배 번역가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그 의 모습은 주변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요즘도 바른번역에는 번역가가 되는 방법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 그 중 에는 번역가가 되면 안 되는 분도 있고, 충분한 능력과 자질이 있는데도 여 건상 데뷔하지 못하거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들을 성실히 상담해주고 도와드린 경험과 노하우가 이 한 권의 책에 결집되어 있 는 듯해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도 참 기쁘다. 이 책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능력 있는 후배들이 번역계에 입문하길 기대한 다. 그래서 출판사, 독자, 번역가, 그리고 번역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만족 할 수 있도록 한층 업그레이드 되고, 보다 전문화된 대한민국의 번역 문화 를 고대한다. 김명철 바른번역 대표 겸 『북배틀』저자, 『경제학콘서트』역자
  10. 10. 191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추천사 3 망망대해의 등대 역할을 할 책 “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무슨 공부를 해야 해요? 어떤 책을 읽 어야 해요? 돈은 많이 버나요? 한 달에 얼마 벌어요? 자격증을 따야 되나요? 유학을 다녀와야 하나요? … …” 이런 질문을 하는 독자들의 메일이 종종 온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번역하는 분들도 숱하게 받는 질문일 것이다. “선생님 같은 훌륭한 번역가가 되고 싶은데요”라는 다분히 아부성 짙은 말머리에 황송하며 진지하게 답장 을 쓰는 것도 한두 번이지, 늘 마감에 쫓기는 생활에서 일일이 그 분들의 호 기심 천국을 해결해준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질문 세례를 퍼붓는 번역가 지망생들의 막막한 심정을 알고도 남기에 차마 외면할 수가 없다. 교사가 되려면 임용고시를 보면 되고, 법관이 되려면 사법고시를 보면 되고, 공무원이 되려면 공무원 시험을 보면 되고, 아나운서가 되려면 아나운 서 시험을 보면 되고, 가고 싶은 회사가 있으면 모집 공고 났을 때 응시하면 되는데, 이놈의 번역가라는 것은 어디서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자격증을 따는 것도 아니다. 물론 언젠가부터 번역사 자격증이니 하는 것이 생긴 듯한데, 상술이 만들어낸 의미 없는 자격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서점에 가면 온통 번역가들의 흔적이다. 대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어 떤 방법으로 번역가가 되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친절한 김우열 씨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 <주간번역가>라는 사이트를 통 해 번역에 입문하는 방법은 물론, 바른 번역, 좋은 번역에 대해 강의하는 등, 번역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몇 년째 꾸준히 미래 번역가를 위한 길 잡이 역할을 자청해왔다. 그리고 드디어 이렇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 하우를 바탕으로 알기 쉽고 친절한 번역 가이드북까지 출간하기에 이르렀 으니! 의뢰받은 작업 소화하는 것만도 버거울 텐데, 참 부지런한 사람이라 고 해야 할지 오지랖 넓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웃음). 어쨌거나 번역에 대 한 그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이 한 권의 책은 번역을 하고 싶어 하고, 번역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망망대해의 등대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리 라 믿는다. 내게 있어 번역은 그곳에 빠져 죽어도 좋은 바다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들에게 기꺼이 인도하고 싶은 바다이기도 하다. 권남희 『밤의 피크닉』,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일본문학 번역가
  11. 11. 212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 차례 | 개정판 서문 이 책을 무상으로 배포하며 4 저자 서문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6 베타테스터 서평 |저희가 먼저 읽고 평가했습니다 12 추천사 1 예비 번역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책 14 추천사 2 능력 잇는 후배 번역가들을 기다리며 16 추천사 3 망망대해의 등대 역할을 할 책 18 PART 1 그냥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SECTION 1 번역을 둘러싼 갖가지 편견과 정체를 밝힌다! Question 1 번역이요? 그냥 외국어 좀 알고 이해한 대로 우리말로 쓰면 되는 거 아니에요? 29 Question 2 번역가로 성공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는 것만큼 어렵다는데 사실이에요? 31 Question 3 번역일 하겠다니까 어른들이 돈도 못 벌고, 비전도 시원치 않다면서 말리시던데 요? 33 Question 4 다들 번역, 번역 하는데 ‘번역’이 정확하게 뭐예요? 36 Question 5 통역이랑 번역이 뭐가 다르죠? 그게 그거 아닌가요? 39 Question 6 번역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것에는 뭐가 있고 어떻게 다르죠? 42 Question 7 번역가라는 직업은 어떤 의의가 있을까요? 46 SECTION 2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 100이면 100이 물어보는 질문 14개! Question 1 번역하려면 자격증이 꼭 있어야 하나요? 49 Question 2 좋은 대학을 나와야 번역일 하는데 유리해요? 51 Question 3 영어면 영문학과, 일어면 일문학과처럼 해당 어문학 계열을 전공해야 하나요? 53 Question 4 번역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는 건 어떨까요? 55 Question 5 외국어를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번역일을 할 수 있어요?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나 요? 58 Question 6 번역가 평균 연봉은 얼마나 돼요? 60 Question 7 책 한 권 번역하면 보통 얼마나 받아요? 63 Question 8 언어마다 번역료가 달라요? 그럼 어떤 언어가 더 단가가 높아요? 65 Question 9 번역 일로 많이 벌면 얼마까지 벌 수 있을까요? 67 Question 10 책 한 권 번역해달라고 의뢰받으면 보통 작업 끝내는데 얼마나 걸려요? 69 Question 11 번역일을 하기에 적합한 적성이 따로 있나요? 72 Question 12 제가 사람 만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번역일을 하면 잘 맞지 않을까요? 75 Question 13 저는 책 읽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번역일을 할 수 있을까요? 77 Question 14 번역일을 40대나 50대에 시작할 수도 있어요? 너무 늦은 나이인가요? 79 SECTION 3 번역가, 그 오묘한 세계에 관해 궁금한 질문 9개 Question 1 주로 어떤 직종에 종사하던 사람이 번역가가 활동하게 되죠? 82 Question 2 번역가는 프리랜서라고 했는데 정말 말대로 자유롭게 살아요? 84 Question 3 혹시 거꾸로 주말이고 뭐고 다 반납하고 일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87 Question 4 번역가가 일반 직장인들보다 좋은 점에는 뭐가 있나요? 90 Question 5 번역가들 보면 작업실에서 일하는 분도 있던데, 집에서 일하는 분도 있던데, 각각 의 장단점은 뭐예요? 92 Question 6 번역가한테도 다른 직종들에서 나타나는 것 같은 직업병이 있어요? 95 Question 7 번역가도 세금 내나요? 혹시 일반 직장인과는 다른 세금을 내나요? 98 Question 8 번역가 수입은 안정적인가요? 어느 정도 돼야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나요? 100
  12. 12. 232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9 번역가가 출판사에게 횡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정말 그래요? 102 PART 2 그래도 번역 일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SECTION 1 진정한 번역가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궁금한 질문 6개 Question 1 전문 번역가가 되고 싶은데, 외국어 실력은 어떻게 쌓아야 할까요? 107 Question 2 원서만 많이 읽는다고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하죠? 109 Question 3 번역은 국어 실력이 중요하다는데, 국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해요? 111 Question 4 원서를 혼자서 많이 번역해보는 게 도움이 될까요? 114 Question 5 시중에 나와 있는 번역 이론서를 여러 권 읽어보는 게 좋아요? 115 Question 6 외국어나 국어 외에 번역에 대비해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따로 있나요? 117 SECTION 2 누구도 말해주지 않던 번역가 입문 방법 방법 1)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Question 1 어떻게 하면 번역가로 입문할 수 있을까요? 120 Question 2 번역가로 입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관이 있나요? 122 Question 3 유명한 번역가 밑에 들어가서 배울 수도 있을까요? 127 방법 2) 출판사에 연락한다! Question 4 출판사에다 번역하고 싶다고 바로 연락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128 Question 5 출판사에 메일을 보낼 때 어떻게 써야 하고 주의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129 Question 6 샘플 번역 원고는 어떤 식으로 작성해야 하죠? 132 방법 3) 직접 외서기획을 한다! Question 7 직접 외서기획을 한다는 건 뭐고, 다른 것에 비해 어떤 점이 좋아요? 134 Question 8 좋은 원서를 찾아서 제가 번역하고 싶은데, 거쳐야 할 절차가 있나요? 136 Question 9 출판사에 보낼 외서 기획서는 어떻게 작성하죠? 양식이 따로 있나요? 140 Question 10 2차 외서기획서는 1차 외서기획서와 어떻게 다르게 써야 해요? 143 SECTION 3 번역가 지망생이라면 꼭 물어보는 리뷰 관련 궁금사항 4개 Question 1 리뷰(원고 검토서)를 작성해달라고 부탁 받았는데, 그건 뭐고 꼭 해줘야 하나요? 153 Question 2 리뷰 작성을 하는 게 번역일에 도움이 돼요? 155 Question 3 리뷰(원고 검토서) 작성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요? 157 Question 4 리뷰 작성할 때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점에는 뭐가 있을까요? 160 PART 3 이제 번역의 세계에 발을 살짝 담갔어요!! SECTION 1 차후를 위해서도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계약 관련 궁금사항 11개 Question 1 아는 사이인데 계약서 꼭 써야 해요? 171 Question 2 계약서 쓸 때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내용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172 Question 3 매절, 인세, 선인세(계약금) 개념이 아직도 헷갈립니다. 정확히 뭐죠? 183 Question 4 매절이랑 인세 중에 어느 것이 번역가에게 더 유리해요? 186 Question 5 번역료는 주로 언제 받게 되나요? 188 Question 6 번역료를 제때 못 받을 때는 어떡해야 하죠? 190 Question 7 책 한권 맡을 때 출판사에서 주는 기간은 얼마나 돼요? 194 Question 8 책이나영화의저작권이점점중요해지고있는데,번역에도저작권이있나요?196 Question 9 매절과 인세로 계약할 때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다른가요? 199 Question 10 외국에서 책을 들여올 때는 저작권이 어떻게 되나요? 201
  13. 13. 252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11 번역가가 외국 저작권자와 직접 계약해서 책을 가져올 수도 있나요? 있다면 그 방 법을 알려주세요. 203 SECTION 2 편집자와의 관계와 작업 마무리 후 관련 궁금사항 6개 Question 1 편집자는 정확하게 뭐하는 사람이죠? 206 Question 2 편집자와 원활히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8 Question 3 편집자가 좋아하는 번역문 스타일이 있나요? 210 Question 4 마감일까지 원고를 못 넘기면 어떻게 돼요?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죠? 213 Question 5 원고를 넘겼는데 편집자 . 출판사에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요? 215 Question 6 역자 교정을 해달라고 하는데 이거 꼭 해줘야 하나요? 219 SECTION 3 기타 궁금했던 사항들 Question 1 번역가로 몸값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22 Question 2 번역가 처우는 앞으로 좋아질까요?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227 Question 3 번역가에게 가장 보람된 때랑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요? 230 Question 4 왜 번역서가 원서보다 늘 두꺼운 거죠? 영어로 된 책을 우리말로 옮기면 양이 늘 어나나요? 234 Question 5 번역을 잘하기 위해 평소에 갖춰야 할 습관이 있을까요? 236 Question 6 실력 외에 번역가가 갖춰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238 Question 7 시간 관리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요? 240 SUPPLEMENT 예비 번역가, 현업 번역가가 꼭 알아야 할 번역 지침 SECTION 1 번역가가 명심해야 할 사항 번역의 최후 심판자는 독자다! 247 원문 충실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라! 249 번역은 원작의 종이 아니다! 253 자신의 권위는 자기가 높여야 한다! 255 번역가의 역할에 충실하라! 258 SECTION 2 번역가의 방향 창작이란 과연 무엇인가? 261 번역은 창작이다! 263 번역의 두 가지 방향 265 번역의 대명제: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해야 한다 270 번역을 잘하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275 덧붙이는 이야기들 Question 1 저, 번역을 해볼까 하는데요, 제가 번역가가 될 수 있을까요? 280 Question 2 혹시, 이런 공부법은 좋지 않다, 그런 건 없나요? 282 Question 3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어야 번역할 수 있나요? 285 Question 4 초보 번역자가 경계해야 할 변명, 저자가 그렇게 쓴걸요? 290
  14. 14. 272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PART 1 “번역이 뭐 별거겠어요? 그냥 외국어 실력 좀 되고, 독해만 되면 하는 거 아닌 가요? 제가 외국어는 좀 하거든요. 그래서 이도저도 안 되면 번역이나 한번 해 볼까 그러고 있어요.” 취업 준비생 나오만 씨 그냥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15. 15. 292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Section 01 번역을 둘러싼 갖가지 편견을 벗긴다! 번역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은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 그것 때문에 번역가가 되는 걸 망설인다거나 안 되면 번역이나 할까 하고 오만하게 생각하지는 않나요? 번역이 무엇인지, 시원하게 알려드립니다. QUESTION 01 번역, 그냥 외국어 좀 알고 이해한 대로 우리말로 쓰면 되는 거 아니에요? 번역은 어렵지 않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 그러냐고요? 돈 과 무관하게 재미로 하면 어렵지 않지만 돈과 관련된 일이 되는 순간 한없이 어려운 일이 된다는 얘깁니다. 약 50권에 이르는 단행본을 번역했고 예비번 역가들에게 번역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전 요즘 번역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 겁이 날 정도로 어렵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이 제 번역을 혹평할 까봐 그렇기도 하지만 1~2년 뒤에 제 번역을 보고 스스로 부끄러워질까봐 그렇기도 합니다. 지금도 처음 작업한 책은 고사하고 1년 전에 작업한 책도 자세히 살펴보기가 두렵습니다. 좋게 보면 그동안 보는 눈이 높아졌다는 뜻 도 되지만, 반대로 당시의 번역 수준이 낮았다는 뜻도 되죠. 우리나라 외국어 교육은 대화나 듣기, 작문은 상당히 도외시 된 채 독해 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원어민 없이 책으로 공부하기에는 독해가 가장 편리
  16. 16. 313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한 방법이라, 한국에서 외국어를 잘한다는 건 독해, 즉 번역에 필요한 기본 이 돼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런 기본이 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번역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지만, 번역은 외국어 ‘좀’하는 것으로는 어 림도 없습니다. 번역하려는 분야와 관련된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 득하는 기술, 핵심과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 끈기 있게 파고드는 힘, 끝까지 해결하고 넘어가려는 집요함 등 여러 가지 자질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번역 이기 때문이죠. 또 결정적으로 번역가는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말을 더듬는 아 나운서가 존재하기 어렵듯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문장 을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번역가가 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원 어를 뛰어나게 해석한다고 해도 그것을 독자나 편집자가 이해할 수 있는 한 국어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번역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어의 내용 에 따라 건조한 문체로도, 유연하고 낭만적인 문체로도 표현하여 독자들에 게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좋은 번역가가 될 수 있습니다. 번역은 유별나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그 정도면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들 만큼 쉬운 일도 아닙니다. 세상 다른 일이 어려운 만 큼 딱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QUESTION 02 번역가로 성공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던데, 사실이에요? 번역가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과 다른 직업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리 다르 지 않습니다. 흔히 성공의 상징으로 말하는 연수입 1억을 실제로 올리는 사 람은 한국에서 1퍼센트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그만큼 적다는 얘 기겠지요. 이것을 봐도 번역가로 성공하기가 유달리 어렵다고 말하기는 어 려울 듯싶습니다. 어떤 직종이든 성공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입니다. 성공에 필요한 요소는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학 력, 실력, 경력, 인맥, 인지도(자신을 알리는 능력), 운 등이 있을 겁니다. 이 간운데 번역가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실력과 인지도가 있겠군요. 학력과 인 맥의 비중은 직장인에 비해 낮은 것 같습니다. 인지도가 중요한 까닭은 그 에 따라 번역가가 받는 대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를 번역하
  17. 17. 333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여 인지도가 높아지는 경우라면 운도 따라줘야겠지만, 요즘은 블로그나 카 페 등 온라인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발단하고 있어서 베스트셀러 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과 꾸준히 교류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과 능력을 보여준다면 인지도도 꾸준히 높일 수 있죠. 번역에 발을 잘 들여놓고 의욕적으로 일하던 사람이 몇 년 뒤에 회의를 느 끼는 일도 많습니다. 이것은 보통 업계 내의 부조리한 면을 보게 됐기 때문인 데, 그렇다고 성공의 확률이 갑자기 낮아지거나 높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를 보면서 자기도 안 되리라 생각하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죠. 우울한 미래를 그리면서 성공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런 미 래를 그리면서 ‘즐겁게 열심히’ 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성공한 번역가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공부했는 지 알아보고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공이 그렇게만 어 렵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번역가로 실패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고, 성공 역시 운에 따라 조금 빠르거나 늦게 자신이 노력한 대가를 받는 것입니다. QUESTION 03 번역하겠다니까 어른들이 돈도 못 벌고, 비전도 시원치 않다면서 말리시던데요? 아마 번역을 잘 모르시거나‘번역’이라는 분야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 하니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셨을 겁니 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장도 그리 많 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철밥통이라던 공무원들도 해고되기 시작했습 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몇몇 부처는 아예 다른 부처와 통합되어 사라지기도 했지요. 이제 ‘안정적인 일자리’라는 개념 자체가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한국은 한국어라는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는 나라입니다. 사용자는 약 7 천5백만 명으로 사용자 수만 따졌을 때는 세계 12위로 프랑스어나 이탈리아 어보다 많지만 사용 국가는 한국 외에는 사실상 없죠. 우리 문화가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해도 독야청청 살 수 없으니 외국 문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 니다. 이렇게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더 웅숭깊은
  18. 18. 353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문화로 창조해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겠죠? 그런 문화 흡 수에 가장 기본이 되는 작업이 바로 번역이고,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번 역가입니다. 2005-6년 대한출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번역서 수가 전체 출간 도 서의 약 30퍼센트에 조금 못 미칩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보고 번역서 비중 이 지나치게 높다고 말하면서 미국이나 영국 사례를 언급합니다. 미국이나 영국은 출판 시장도 한국보다 넓고 세계 출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 가이기 때문에 자연히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데, 이런 점은 고려하지 않았나 봅니다. 게다가 어느 나라든 영어로 쓴 책을 가장 많이 수입할 텐데, 이미 영 어를 쓰는 나라에서 그런 책을 무엇 때문에 번역하겠습니까? 더욱이 번역서 는 만화와 아동서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반 단행본만 따지면 그 수 는 확 줄어듭니다. 번역서가 많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우리가 번역서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하는 발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번역의 효 용성을 간과한 것이죠. 중요한 것은 좀 더 양질의 책을 들여와 어떻게 독자들 이 소화할 수 있도록 할지 고민하는 것일 듯합니다. 우리 독자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받아들이는 작품 수준도 덩달아 올라갈 겁니다. 또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번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 입니다. 이렇게 되면 번역 작업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고 자연히 실력 있는 번 역가도 더 많이 필요해질 테죠. 특히 아직 번역이 활발히 진행되지 않는 언 어권 번역가들이 더 그렇습니다. 전망이 없다는 이야기는 근거 있는 말이 아 닌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번역학 발전 추이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번역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고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를 1980년대로 보는데, 이때부터 번역학은 ‘비과학적이거나 부수적인 학문’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번역학은 언어학뿐 아니라 해석학.기호학.서술학.미학.문체론.문학사 등 과 연관되는 방대한 학문으로, 세계 각지 대학에 번역 관련 강좌들이 연이어 개설되고 있습니다. 번역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일이겠지요. 저자의 한마디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해서야 안 될 말이지요. 사회에 해악이 되는 직업도 아니고 도리어 이로운 일인데요. 반 대한다면 다만 고생할까 걱정스러워서일 겁니다. 이 문제는 자신이 잘 알아보고 확신을 얻는다면 안심시켜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19. 19. 373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04 번역, 번역 그러는데 번역이 정확하게 뭐예요? 한마디로 말해서 번역은 ‘말 옮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로 쓰인 글을 우리말로, 또는 우리말로 된 글을 외국어로 바꿔주는 일이지요. 이렇 게 이야기하면 조금 막연하게 느껴질 테니 좀 더 쉽고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 겠습니다. 번역이란? 1: 의미를 옮긴다 첫째, 번역은 ‘의미’를 옮기는 일입니다. 원문에 담긴 의미를 다른 언어로 재생산하는 것이죠. 같은 의미를 전달할 때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 습니다. 예를 들어, ‘I love you’를 옮긴다고 할 때 기본적인 의미는 ‘상대를 사랑한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맥락으로 누구에게 한 말이냐에 따라 함축된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네 가 좋아’가 될 수도 있고, 가족들 간에는 ‘인사’가 될 수도 있지요. 이렇게 의 미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우리말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다시 쓰는 일이 바 로 번역입니다. 번역이란? 2: 형태를 옮긴다 둘째, 번역은 ‘형태’를 옮기는 일입니다. 원문에 나타나는 형태에도 의미 가 담겨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시나 광고 카피가 그렇죠. 특별한 음 가가 반복해서 나오게 만들기도 하고, 글자가 배치된 모양 자체에 의미를 담 기도 합니다. 소설에서도 어떤 부분은 간결하게 쓰고 어떤 부분은 만연체로 길게 늘여 써서 특별한 효과를 내기도 하고요. 이럴 때 의미에만 초점을 맞춰 서 말을 옮겨놓으면 형태에 담긴 메시지는 상실되고 맙니다. 번역이란? 3: 문화를 옮긴다 셋째, 번역은 ‘문화’를 옮기는 일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밀접하게 연관되 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언어에는 특정한 가치관이나 사고 방식이 담겨 있게 마련이지요. 예를 들어, 불가리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부정’을 나타내고 좌우로 가로젓는 것이 ‘긍정’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독자에게, 불가리아 사람이 누군가에게 대답하면서 고 개를 끄덕이는 장면을 번역하면서 아무것도 언급해주지 않는다면 독자는 내 용 자체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를 연결해주는 다 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번역이지요. 번역이란? 4: 느낌을 옮긴다 넷째, 번역은 ‘느낌’을 옮기는 일입니다. 글에는 의미뿐 아니라 느낌도 담
  20. 20. 393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겨 있습니다. 특히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이 그렇죠. 이런 작품에 담 겨 있는 묘사는 의미를 전달한다기보다 어떤 심상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글 로 마음에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 이런 글을 옮길 때는 의미 자체보다는 그 의미가 그려내는 이미지를 포착해서 우리글로 다시 그려내야 합니다. 번역이란? 5: 창작이다 마지막으로 번역은 창작입니다. 어떤 창작물이든 무에서 탄생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은 모두 기존 문화에서 파생되어 나오지요. 제가 쓰는 이 책도 그 안에 담긴 내용과 형식과 그 모든 면이 오롯이 제 머리 에서 탄생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른 작가가 쓴 작품을 읽어서 이해 한 점도 많고, 번역가로 생활하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부분도 있습니다. 이 런 것들 모두 사회와 문화 속에서 얻은 지식이므로, 온전히 ‘내 것’이라고 말 할 수 없지요. 이렇게 볼 때, 일반적인 집필과 번역이 다른 점은 ‘의존도’입니 다. 집필은 여러 원본을 어느 정도 자유로이 편집해서 구성할 수 있는 반면, 번역은 책 한 권에 의존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원본을 이해하고 해석 해서 자신의 가슴과 손으로 다시 쓴다는 점은 동일하지요. 그렇기에 번역은 ‘베껴 쓰기’라기보다 ‘다시 쓰기’에 가깝고, 본질적으로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일, 즉 ‘창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UESTION 05 통역이랑 번역이 뭐가 다르죠? 그게 그거 아닌가요? 번역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진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 면 통역이 더 알려진 편이어서 그런지, 통역과 번역을 묶어서 이해하는 사람 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그게 그거 아니냐’는 말이지요. 하지만 통역과 번역 은 엄연히 다른 분야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미술과 음악은 모두 예술로 통하지만 둘의 성격은 매우 다릅니다. 음악을 상징하는 것이 ‘무대’라면, 미술을 상징하는 것은 ‘전 시’입니다. 무대와 전시는 자신이 노력한 결과를 보여주는 기회라는 점에서 는 같지만 그 방법은 정반대입니다. 무대는 그 자리에서 직접 기예를 뽐내 면서 순발력이 필요한 곳입니다. 반면에 전시는 오랜 시간 내면에 침잠해서 갈고 다듬은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라서 ‘끈기’가 필요한 곳이고요. 이 얘기 를 하는 건 어느 분야에서나 일인자가 되려면 고된 연습과 부단한 노력이 필 요하지만, 그것을 펼쳐 보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21. 21. 414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미술과 음악의 관계는 번역과 통역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번역은 ‘글’을 다 루는 일인 반면 통역은 ‘말’을 다루는 일이지요. 둘 다 언어와 언어를 연결해 주는 일이라는 점은 같지만,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은 다릅니다. 통역이 ‘무 대’에서 관객을 마주한 채로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라면, 번역은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 다듬어서 관객에게 작품을 발표하는 일입니다. 통역에 필요한 재 능으로 ‘순발력’이 있다면, 번역에 필요한 재능으로 ‘끈기’가 있습니다. 통역 은 사소한 실수가 있어도 큰 흐름만 제대로 잡아주면 되지만, 번역은 반복해 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도 두려운 작업입니다. 또 통역은 그 순간에 에너지를 쏟아내듯 질주하여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하는 반면, 번역은 마라톤처럼 오랜 시간 자기 속도를 조절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합니다. 단거리 선수가 장거리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고 장거리 선수가 단거리 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듯, 번역을 잘하면서 통역을 잘하기 어렵고 통역 을 잘하면서 번역을 잘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비슷한 능 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양쪽 분야에서 모두 최고가 되기란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깝지요. 번역과 통역의 차이 번역 통역 글을 다룬다. 말을 다룬다. 오래 작업한 결과를 낸다. 관객을 마주한 채 일한다. 끈기가 필요하다. 순발력이 필요하다. 실수가 오래 간다. 큰 흐름만 잡아주면 문제없다. 마라톤 경주 단거리 경주 저자의 한마디 무대에 올라가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무대 체질’이라면 통역 쪽을, 반대로 진득하게 에너지를 투입하여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 번역 쪽 을 선택하면 그리 어긋나지 않을 듯합니다.
  22. 22. 434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06 번역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것에는 뭐가 있고 어떻게 다르죠? 크게 영상 번역, 출판 번역, 기술 번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상 번역과 출판 번역의 차이점 일단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한다는 자체가 같으니 기본적인 성격은 같 습니다. 해당 외국어 지식과 우리말 구사력, 일반적인 번역 기술, 끝까지 알 아내는 집요함, 쉼표 하나 빠뜨리지 않는 꼼꼼함 등은 동일하게 작용하지요. 차이점이라면 첫째, 출판 번역이 마라톤이라면 영상 번역은 단거리 달리 기입니다. 두세 달 동안 책 한 권을 번역하는 출판 번역과 달리, 영상 번역은 보통 일 하나 맡으면 일주일 정도에 끝내야 합니다. 심지어 이삼일 만에 해 야 하기도 합니다. 둘째, 출판 번역이 글이라면 영상 번역은 말입니다. 물론 실제로 풀어내는 것은 글로 해야 하지만, 영상 번역이 다루는 재료는 사실 ‘ 말’입니다. 따라서 문장 길이, 단어 쓰임, 글투도 출판 번역과는 다릅니다. 셋째, 출판 번역이 산문이라면 영상 번역은 운문입니다. 출판 번역은 필요 할 때 길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설명해줄 공간이 있지만 영상 번역은 글자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마음껏 늘여서 풀어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적확하 고 간결한 표현이 중요한데, 그렇게 해내는 것이 영상 번역의 핵심 기술입니 다. 넷째, 출판 번역이 피라미드라면 영상 번역은 핀입니다. 출판 번역은 초 보 번역가부터 일류 번역가까지 점진적으로 그 수가 줄어드는 삼각형 구조 지만, 영상 번역은 케이블.DVD 번역에는 사람이 넓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 지만 영화 번역에는 몇 사람밖에 없습니다. 1년에 한국에 들어오는 영화 수 가 제한돼 있으니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문제는 영화 번역과 케이 블.DVD 번역 단가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다르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영 화 번역가로 데뷔할 길은 아예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좁습니다. 사람들 은 영상 번역 하면 영화 번역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영상 번역하는 사람의 99 퍼센트가 케이블이나 DVD 자막을 번역한다는 점도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 *영상 번역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함혜숙 저)를 참고하세요. 영상 번역과 출판 번역의 차이 영상 번역 출판 번역 1주일 내에 작업 완료 두 세 달에 1권 완료 말을 다룬다 글을 다룬다 적확하고 간결한 표현 설명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영화 번역 전문가는 거의 없고 대부분 케이블이나 DVD 자막 번역 초보부터일류번역가까지다양하게존재
  23. 23. 454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기술 번역과 출판 번역의 차이점 그렇다면 기술 번역은 무엇이고 출판 번역과 어떻게 다를까요? 기술 번역 이란 사내 자료집 등의 기업체 내부 문서나 상품 사용 설명서, 회사 홍보 자 료, 보고서 등을 번역하는 일을 말하는데 사업 분야가 다양한 만큼 번역 분야 역시 폭이 넓습니다. 홈페이지 번역도 여기에 해당하니, 업체 종류만큼 다양 한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기술 번역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기 전공 과 연관되는 내용을 맡거나 전공은 아니어도 이런저런 경험으로 얻게 된 지 식을 토대로 일감을 맡습니다. 번역하는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일정 수준 이 상의 지식이 필요한 경우라면 번역 단가도 그만큼 올라가서 일반적인 단가 의 두세 배가 되기도 합니다. 영상 번역과 비슷하게 기술 번역도 일을 맡아서 끝내기까지 기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보통 며칠에서 1주 정도고, 길어도 2주를 넘기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가끔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돼서 몇 사람과 팀을 짜서 몇 달간 계속 번역하기도 하지만, 특수한 사례라고 봐야겠지요. 출판 번역과 기술 번역은 달리 독자가 회사 관계자로 제한되는 일이 대다 수여서 번역 의뢰자가 요구하는 사항도 출판 번역과는 다릅니다. 좋은 문체 나 문장보다는 정확하면서 의미 파악이 쉬운 번역을 좋아하지요. 설명서 번 역할 때 아름다운 문장이 중요할까요, 간결한 문장 구사와 적절한 어휘 사용 이 중요할까요? 번역해야 할 내용 자체도 딱딱한 보고서 형식이 많고 실제로 의뢰자가 원하는 형식 역시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글 분위기 형성에 번역 자가 개입할 만한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깔끔하고 완벽한 문장보다 속 도를 중요시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출판 번역과 비교해서 번역료는 어떨까요? 일반적으로는 기술 번역이 출판 번역보다 단가가 낮다고 봐야겠지만, 전문 분야가 확실하고 경 력도 어느 정도 되어 주 거래처가 있는 사람이라면 출판 번역자보다 더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술 번역으로 월 6-70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던 데, 더 벌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우리나라 업체가 외국 업체와 거래 하는 양이 앞으로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 테니 일감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을 거고요. 오히려 일감 자체는 출판 번역과 비교해 훨씬 다양하고 단가 차이도 커서, 처음 일 시작하기에는 수월한 편입니다. 실제로 출판 번역자들 가운데 기술 번역으로 시작한 사람도 꽤 있습니다. 기술 번역과 출판 번역의 차이 기술 번역 출판 번역 1~2주일 내에 작업 완료. 두 세 달에 1권 완료. 회사 관계자가 독자. 독자층이 다양. 간결하고 적절한 어휘 사용. 책에 따라 달라진다. 홈페이지 등 일감이 다양. 책에만 한정 경력이 되면 출판 번역 단가보다 높다. 형성되어 있는 시장가격을 넘기 어렵다.
  24. 24. 474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07 번역가라는 직업은 어떤 의의가 있을까요? 번역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어찌 보면 유난히 단순한 직업입니다. 번역 이 내놓는 최종 결과물은 누가 봐도 눈에 훤히 보이지요. 책, 바로 그것이니 까요. 물론 책 한 권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것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책도 더러 있고, 특정 가치 관이나 세계관을 주입하려는 목적으로 일련의 책을 외국에서 들여오는 일도 있지요. 또 이런 의도가 숨어 있지 않는 경우에도 책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 을 미치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번역은 현대 문명 속에서 접할 수 있 는 수많은 직업 가운데 굉장히 투명한 편에 속합니다. 번역가는 위에서 언급한 점을 의식하고 자신이 보기에 사회에 부정적으 로 작용하겠다 싶은 책은 맡지 않을 수 있으니, 직장인처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동참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면에서 번역가 역시 윤리적인 부분을 고 려하면서 일해야 할 것입니다. 예술과 문학 장르는 다른 산업과 달리 윤리적 인 면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또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돌 아온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제가 팬택과 모토로라에서 일할 때 근무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숨 막히는 공간에서 연일 이어지는 실험, 심장이 오그라들게 하는 납 연기, 눈이 빠질 것 같은 회로도, 회의, 회의, 회의. 출근 8시, 퇴근 9~10시는 약과 였습니다. 고소득에 따르는 압박도 만만치 않았고요. 따지고 보면 그 정도는 어떤 일을 해도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 저는 어떻게 하다 보니 번역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은 제 생활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독자가 더 넓은 세 상을 만나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의의가 있 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을 읽고 용기와 희망, 지혜를 얻고 기쁨과 즐거움 을 느끼는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25. 25. 494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Section 2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 100이면 100이 물어보는 질문 14개 100이면 100사람이 물어본다는 건 그만큼 궁금한 것은 많은데 똑부러지고 시원스럽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죠!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듯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명쾌한 답변을 제시합니다. QUESTION 01 번역하려면 자격증이 꼭 필요한가요? 지난 5년간 ‘가장 자주 들은 질문’ 1위에서 10위까지 순위를 매긴다면, 분 명 5위 안에 들어갈 질문입니다. 답변을 바로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한국에 는 번역 자격증이 없습니다. 나라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어디 가서 ‘번역 자격증’ 따려고 공부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그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번역 시험은 무엇일까요? 국내에서 번역 시험 을 치르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단체가 ‘한국번역가협회’입니 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정보를 볼 수 있는데, 가끔 세미나와 교 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험을 주관한다고 합니다. 또 웹사이트에 주요활 동으로 언급된 내용 중에 ‘번역가의 권익 옹호 및 친목을 위한 행사’라는 항목 도 있는데, 취지에 맞게 운영만 된다면 아주 바람직한 활동이겠지만 안타깝 게도 이곳 임원진 가운데 출판번역가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26. 26. 515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여기서 주관하는 ‘번역능력인증시험’을 살펴보면 시험은 1급부터 3급까지 크게 세 단계이고, 시험에 합격하면 인증서를 발부합니다. 1급은 직업 번역 가로 활동할 수 있는지를, 2급은 전문 분야 지식과 외국어 능력을, 3급은 기 초적인 번역을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 말고 큰 단체로 대한번역개발원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역시 번역 실무능력 평가 시험을 운영하는데, 이 시 험에 응시하려면 일단 번역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런 단체 들이 어떤지, 거기서 실시하는 시험 방식이나 합격 기준 등이 어떤지를 평가 하는 것은 책의 취지와 맞지 않으니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이런 곳의 임원 진이나 내용 등을 봤을 때 ‘출판 번역’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시험, 안 봐도 될까요? 출판 번역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굳 이 이런 번역 시험에 목 매달 필요가 없습니다. 실력을 검증받고 싶으면 출판 사에서 직접 받는 쪽이 훨씬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니까요. 이런 시험에 합격 하려고 심지어 몇 년씩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렇게 해서 합격해도 실 제로 책을 맡아서 번역하기는 무리입니다. 번역할 책은 출판사에서 주는데, 이 단체들은 초대형 출판사가 아니고, 이 단체에서 발급하는 인증서를 내밀 어도 출판사에서는 “아, 그러세요?”하고 넘어갑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요. QUESTION 02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일하는 데 유리한가요? 대학은 되도록 졸업하는 편이 좋습니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면 어느 정도 유리한 면이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번역가로서 갖춰야 할 총체적인 능력 입니다. 세상에는 알고 보면 머리는 좋은데 중 .고등학교 때 놀고 방황하느 라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소위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와는 달리 정말로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와 서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도 있지요. 번역은 ‘지식 노동’입니다. 지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일이라는 뜻 입니다. 그러니 이런 지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지식 노동에 어울린다고 판단한다면, 굳이 좋은 대학 을 나오지 않아도 괜찮을 것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말을 오해 하면 곤란하죠. ‘내가 정말 머리가 좋은 걸까’하고 열심히 생각해보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지식을 습득할 때 남들보다 이해도 빠르고 책을 읽어도 핵심
  27. 27. 535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을 잘 파악하는지, 한마디로 ‘번역에 필요한 지적 능력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번역에 필요한 지적 능력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언어 능력’입 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먼저 조금 전에 언급했듯이 책을 읽고 핵심을 한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책 전체의 핵심뿐 아니라, 각 챕터나 단락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각각이 어떻게 연결 되는지도 알 수 있어야 하고요. 해당 외국어 능력과 우리글로 풀어내는 능력 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능력은 타고나는 면도 있겠지만 노력으로 상당 수준까지 길러낼 수 있습니다. 좋은 학력 역시 하나의 경력이고, 경력 좋은 사람이 대우도 좋게 받는 것 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대학 이름 하나로 번역 단가가 달라진다거 나 맡지 못할 일을 맡을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학력이 좋으면 일하는 데 유리한 면이 있겠지만, 번역은 다른 직업에 비해 학력보다는 실력이 우선 하는 분야입니다. QUESTION 03 영어면 영문학과, 일어면 일문학과처럼 해당 어문학 계열을 전공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문학과나 일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하는 사람 도 있지만, 저처럼 번역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도 있 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도 있고, 미술이나 음악을 전공한 사람 도 있습니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경우는 문학 작품, 예를 들어 소설이나 시 를 번역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보통 “책”하면 사람들이 소설 같은 문학작 품을 떠올리기 때문에 일거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 지 않습니다. 사단법인 대한출판문화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전체 신간 발행 종수 는 약 4만 1천권으로 그 가운데 문학 서적이 7,750여권으로 전체의 약 19퍼 센트를 차지합니다. 그 뒤를 아동 서적과 만화, 사회 과학이 잇고 있고요. 물 론 19퍼센트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영어, 일어, 독일어, 불어, 중국어 다 섯 개 언어의 작품을 주로 번역한다고 볼 때 전체 7,750권이라는 숫자는 그
  28. 28. 555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리 크지 않습니다. 영어 소설만 6,000권이라고 가정하고, 번역가 한 명이 소 설만 번역해서 1년에 8권 정도 한다고 계산하면 그쪽 분야에서 일하는 번역 가는 750명 정도일 거라는 얘기가 됩니다. 실제로 한국에 영어 소설 번역가 라는 사람이 얼마나 적을지 상상이 되지요?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서점에 가셔서 한번 보면, 전체 서적에서 소 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취미.실용서, 경제.경영서, 자 기계발서, 어학 학습서적, 인문사회서, 각 분야 전문 서적 등 ‘문학’ 외에도 다 양한 분야가 많습니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요?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일정 수준까지 공부해서 전문 지식을 쌓은 뒤, 번역 관련 지식을 습 득하면서 번역가로 활동한다면 영문학과나 일문학과를 나오지 않아서 문제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자의 한마디 경제 .경영 쪽은 번역해야 할 책은 많은데 이 분야를 제대로 아는 번역가가 드문 편 이라서 어느 정도 실력만 되면 일감 얻기는 수월한 편입니다. 심리 .철학 .역사 쪽도 비 슷한 실정이지요. QUESTION 04 번역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번역대학원에 진학하는 건 어떨까요? 서울에서 통번역대학원 과정이 있는 곳은 한국외대.이화여대.성균관대,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생긴 서울외국어대학원입니다. 교과과정과 교육기간 을 봤을 때, 번역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성균관대인 것 같습니 다. 이화여대는 박사과정에 들어가야 좀 더 깊이 배우는 듯하고, 한국외대와 서울외국어대학원은 번역보다는 통역 쪽에 집중하는 듯 보입니다. 번역 관련 대학원 - 이화여대 통번역 대학원 http://home.ewha.ac.kr/~gsti - 성균관대 번역 TESOL 대학원 http://web.skku.edu/~trasol/new -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 http://gsit.hufs.ac.kr - 부산외대 통번역 대학원 http://gsit.pufs.ac.kr - 선문대학 통번역 대학원 http://translator.sumoon.ac.kr
  29. 29. 575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 서울외대 통번역 대학원 http://www.sufs.ac.kr 번역을전문적으로해보려고통번역대학원진학을고민중인분들께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번역에 관심이 많은 K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유학을 결심하고서 호주 맥쿼리Macquarie 대학 통번역학과에 진학했습니다. 1년 반 동안 열심히 공부해 학위도 땄는 데, 공부를 마치고 나니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 중입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일단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게 번역을 하고는 싶 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탓도 있지요. J씨는 몇 년을 준비해서 통번역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갈 때는 기대 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막상 두 학기쯤 다니고 보니 ‘이게 정말 내가 원한 공부인가’하는 의문이 들더랍니다. 더 공부해서 학위를 따야 하나, 아니면 이 쯤에서 잠시 쉬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 갈등이 많았죠. 게다가 대학원에 서 배우는 내용이 자기가 생각했던 ‘출판 번역’보다는 ‘기술 번역’에 치중된다 는 게 더욱 고민이라고 합니다. 다른 모든 지식 노동이 그렇듯이 번역 역시 평생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분 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차근차근 공부하겠다는 뜻이 있다면 대학원에 진학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을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 큼 썩 깊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학원을 나오면 상당한 지식 수준 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한데, 실제로 어떤 대학원이든 막상 학위 따고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통번역대학원 역시 계 속 공부하는 여정에서 거쳐 지나가는 한 단계 정도로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 다. 또 이런 통번역대학원을 나오는 편지 유리한지 생각해볼 때 투자한 시간 과 노력을 생각해서 100을 얻어야 한다고 하면 실제로 얻는 것은 30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가 번역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거나, 학력이 부족하다 고 생각한다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번역대학원 학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 는 사람은 대학원을 하나의 방편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 시험이 번역가로 데뷔하는 빠른 길이라고 할 수 없듯이, 번역학 석사를 따도 번역가 로 바로 데뷔할 수는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책 번역 경력이 전무한 사람한테 단지 어느 대학원을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일을 맡기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번역가로 데뷔하는 길을 찾으려고 대학원에 가겠다는 발상은 그리 현실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실제로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번역회사 에 일을 얻을 수 없냐고 문의한 사람이 꽤 되는 걸 보면, 번역대학원 졸업장 이 번역일을 얻을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30. 30. 595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05 외국어를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되나 요?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나요? 할 수 있는 한 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잘해야 하느냐고 궁금할 텐데요, 외국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란 어차피 어려운 일이니 몇 가 지 잘 알려진 기준을 언급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취직, 승진 때문에 영어 공부 좀 한 사람이라면 한번은 거치는 토익 시험을 먼저 예로 들겠습니다. 아무 때나 토익 시험을 쳤을 때 900점 정도는 되어야 할 듯싶습니다. 듣기 는 약해도 읽기에 강한 사람이 있고, 이 토익 시험이라는 것이 족집게식으로 공부하면 점수가 상당히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역시 적절한 기준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외에 다른 잣대를 언급하자면, 『Tuesdays with Morrie(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정도 되는 대중적인 영문 원서를 사전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합니다. 일본어나 독일어 역시 비슷합니다. 일본어라면 적어도 JLPT라는 능력시 험 1급은 따야 할 테고, 일본어 소설을 별 어려움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어 야 합니다. 일본어는 잘하는 사람이 무척 많기 때문에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번역가가 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앞에 제시한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여기 부합되지 않는다 고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실제로 현직 번역가 가운데도 아무 때나 봤을 때 토익 900점이 안 나오는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토익이야 읽기 위주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골고루 평가하는 시험이니까, 토익 점수가 높지 않으니 번역을 못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 해도 최소한 읽고 이해 하는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만큼은 충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역 제 조기라는 오명과 함께 이 바닥에서 조용히 사장되기 십상이지요. 책 한두 권 내는 건 생각만큼 어렵지 않지만 실력도 없이 어떻게든 일을 하겠다고 하다보면 언젠가 날카로운 편집자에게 걸려서 망신을 당하게 됩니 다. 망신만 당하고 끝나면 좋겠지만, 그 정도 되면 자신감을 잃어버려 스스 로 도망치게 되는데, 이런 분들 종종 보게 됩니다. 저자의 한마디 분야별 장르별로 난이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번역가가 되려면 꼭 얼마만큼의 실력을 갖 춰야 한다고 말하는 게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번역할 책을 충분히 이해하고 저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힘이겠지요.
  31. 31. 616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06 번역가 평균 연봉은 얼마나 돼요?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고 그만큼 많이들 궁금해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실력과경력을인정받는번역가가되어직장인이일하는시간만큼꾸준히일 한다고 가정할 때 월 400만원 정도 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올까요? 우선 번역 단가를 알아보면, 보통 200자 원고지 1장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매절 방식이 있고 책 가격의 몇 퍼센트를 팔 리는 부수에 따라 받는 인세 방식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매절 방식만 살펴볼 게요. 먼저 영어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면 가장 유명하고 널리 인정받는 번 역가들이 받는 단가가 원고지 1장에 대략 5000원 이상입니다. 이 분들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특정 분야에 전문 지식이 풍부하다거나 번역문이 유려하 다 하는 식으로 인정받는 번역 작가들이 받는 단가는 원고지 1장에 4,000원 에서 5,000원 사이입니다. 책에 따라 달라지지만, 200~250쪽 정도 되는 원서를 번역하면 대략 원고 지 1,000~1,300쪽이 나옵니다. 원고지 1장에 4,000원 받는 사람이 한 달 동 안 1,000장 번역하면, 한 달 수입이 400만원이 나오겠지요? 같은 단가로 한 달 동안 1,200장 번역하면 480만원이 나올 테고요. 또 같은 단가에 1년 동안 번역한 원고지 매수가 1만 장이라고 하면 연봉 4,000만원입니다. 매달 1,000 장씩 12,000장을 하면 4,800만원이 나오지요. 단가를 4,500원으로 잡으면 각각 4,500만원과 5,400만원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름 있는 번역가가 되어 꾸준히 일하면 월 400만원 정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영어 기준이고 언어에 따라 다릅니다. 작업량도 월평균 1,000매 하려면 그야말로 중노동입 니다. 더구나 책이 어려운 경우 작업량이 절반도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 런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평균 400만원을 벌기란 쉽지 않죠. 이것을 직장인 연봉과 비교해볼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통계 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전체 직장인의 평균 월소득은 245만원입니다. 또 한 국고용정보원이 취업 상태에 있는 만 15세 이상 가구원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06 직업 지도,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우 리나라 취업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191만 3,000원이고, 평균 연령은 43세, 주 당 평균 근로시간은 51.7시간입니다. 1인 기업인 프리랜서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자영업자는 월평균 소득이 155만 7,000원으로 임금 근로자(188만원)보 다 낮은 반면 1주 평균 근로시간은 56.6시간으로 임금 근로자(49.4시간)보다 7.2시간 길었습니다.
  32. 32. 636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같은 자료에 따르면 번역가는 평균 월수입이 약 268만원으로, 전체 취업 자 평균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1주 평균 근로시간도 놀라울 정도로 짧아서 약 38시간에 불과합니다. 근로시간까지 감안하면 월 수입이 더 올라간다고 봐야겠네요. 번역가도 수입이 적은 사람은 1년에 천 만 원 벌기도 힘든 반면 잘 버는 사람은 연봉이 억대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 지만 박지성 선수 만큼 많이 버는 축구선수가 손에 꼽을 정도고, 박찬호처 럼 뛰어난 선수도 지금은 연봉이 전성기에 비해 엄청나게 적어졌듯이, 억대 연봉을 올리는 번역가는 수도 극히 적고 언제까지 그렇게 벌 수 있을지도 미 지수입니다. QUESTION 07 책 한 권 번역하면 보통 얼마나 받아요? 이것은 책에 따라, 언어에 따라, 번역 단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친 시 대를 이성적으로 사는 법』은 원서로 241쪽인데 번역 원고는 원고지로 1,450 매가 나왔습니다. 책이 워낙 빡빡하게 쓰여서 페이지 수는 얼마 안 되지만 200자 원고지로 환산하니 실제 원고 분량은 꽤 되기 때문입니다. 대략 1,500 매로 잡고, 번역 단가 3,500원이라고 계산하면 525만원이 나옵니다. 단가가 4,000원이라면 600만원이 될 테고, 4,500원이라면 675만원이 되겠지요. 이 책은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서 옮기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작업 기간도 두 달은 걸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다른 예로 『시크릿』도 원서는 200쪽 정도 되지만 번역 원고는 200자 원 고지로 약 700매가 나왔습니다. 이 책은 개념을 이미 알고 있었고 글 자체도 복잡하지 않아서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작업 기간은 20일 정
  33. 33. 656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도였고 그동안 이 책만 번역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700매에 번역 단가 3,500 원을 잡으면 245만원, 5,000원을 잡으면 350만원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일본어 책을 예로 들어보지요. 원고를 마무리했더니 원고지로 약 1,000매가 나왔고, 원서는 책으로 250쪽이었습니다. 번역하는 데 걸린 기 간은 한 달이 조금 안 되었고요. 단가를 3,000원 잡으면 300만원, 3,500원 을 잡으면 350만원이 나오겠지요. 독어책이나 불어책도 비슷합니다. 다만 언어에 따라 번역하기 조금 더 까다로운 것도 있고 시장수요도 달라서 단가 역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독어와 불어는 영어보다 번역 단가가 약간 높다 고 보면 됩니다. 물론 지금까지 언급한 번역 단가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여서 인정받는 사 람들이 받는 가격입니다. 초보일 때는 앞서 제시한 단가에서 반밖에 받지 못 하기도 합니다. QUESTION 08 언어마다 번역료가 달라요? 그럼 어떤 언어가 단가가 높은가요? 언어마다 번역료가 다릅니다. 보통 영어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번 에는 다른 언어들은 어떤지 알아보지요. 먼저 영어 다음으로 번역서가 많이 출간되는 일본어는 영어보다 시장이 작고 경쟁도 치열한 편이라 그런지 번 역 단가가 영어보다 평균 500원 정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 까 영어로 원고지 1장에 3,500원 받는 정도의 실력과 경력이 있는 사람이 일 어를 한다고 가정하면 3,000원 정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번역 단 가가 대략 2,000원부터 5,000원 사이가 됩니다. 그 다음으로 번역서가 많은 것이 독일어인데, 독일어는 단가가 영어와 비 슷하거나 조금 높습니다. 이유는 일단 번역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 크 고, 번역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3,500원 받을 정도의 실력과 경력이면 독일어로는 3,700-4,000원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됩
  34. 34. 676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니다. 불어와 중국어도 독일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독일어, 불어, 중국 어가 영어, 일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 단가가 많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입니다. 독일어, 불어, 중국어 번역하는 사람 가운데 유 명한 번역가가 몇 명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이 작아서인지 영어나 일어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단가 차이는 출판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작용하는 듯합니다. 편 집자 가운데 일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영어, 다음 으로 독어, 불어, 중국어 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어를 조금 쉽게 보는 경 향이 있다고 하지요. 수요와 공급이라는 요소도 물론 작용합니다. QUESTION 09 번역 일로 많이 벌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200자 원고지 1장을 기준으로 번역료가 결정되는 매절 방식으로는 많이 벌기 어렵지만, 판매 부수에 따라 번역료가 달라지는 인세로는 많이 벌 수도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인 『시크릿』을 인세로 계약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인세 3퍼센트로 계약했다고 해보지요. 책값이 12,000원이니 책 한 권 판매될 때 받는 인세는 360원입니다. 『시크릿』이 2007년 6월부터 12월까지 판매된 부 수가 60만부가 넘는다고 하니, 대략 60만부로 잡고 360원 곱하기 60만을 하 면 2억1천600만원이 나옵니다. 6개월 동안 받게 될 번역료로요. 물론 이렇게 ‘올해의 책’에 꼽힐 만한 책을 맡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예도 살펴볼까요? 1만 원짜리 책을 인세 5퍼센트에 계약한 번역가가 있습니다. 그리 기대하지 않은 책이었는데, 10만부가 넘어 15만부 가까이 팔 렸습니다. 대략 15만부로 잡고 계산해보니 500원 곱하기 15만 해서 7,500만
  35. 35. 696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원입니다. 10만부였다면 5,000만원, 5만부였다면 2,500만원, 1만부였다면 500만원이었겠지요. 이 이하로 내려가면 아마 매절 번역료보다 낮아질 것입 니다. 실제로 시장에 나와서 1만부 이상 판매되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니 그리 많지 않다기보다 상당히 적다고 해야겠지요. 몇 년 전만 해도 초판 으로 보통 3,000부를 찍었는데, 요즘에는 2,000부가 보통이고 1,000부도 찍 습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다 소화하지 못하는 일도 제법 많습니다. 그런 까닭 에 번역가들도 인세로 하기를 두려워하고 대체로 매절로 하기를 원하지요. 저자의 한마디 인세냐 매절이냐는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번역가가 책 보는 안목을 길러 시장에서 통할 책이겠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면 인세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인지도가 생기면 인 세가 유리할 수 있지요. 유명한 번역가 중에는 고정 팬이 있어서 일단 책이 나오면 기 본 몇 부 이상 판매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번역가로서 이렇게 대중과 직접 호흡하 는 일은 무척 드뭅니다. QUESTION 10 책 한 권 번역해달라고 받으면 보통 작업 끝내는 데 얼마나 걸려요?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작업했던 『시크릿』은 번역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았고 분량 자체 도 많지 않았거든요. 작업을 끝내고 나니 200자 원고지 700매 정도 되었습 니다. 보편적으로 요즘 나오는 책이 1,000매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편이지요. 번역하면서 내내 고민스러웠던 점이라면 원문이 유려하거나 부드 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말을 옮겨다 놓은 부분이 많아서 글로 쓸 때보다 더 앞뒤가 없고 핵심이 들어오지 않는 내용이 꽤 있었습니다. 이것을 그나마 글처럼 보이게 하기가 조금 어려웠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맡았던 책과 비교 하면 쉬운 편이었지요. 이 책 『시크릿』은 번역 완료하는 데 약 20일 정도 걸렸 습니다. 같은 20일이라고 해도 하루 10시간 꼬박 번역만 하는 상황이었다면 더 줄어들었겠지만, 저는 사무실에 나가서 다른 일도 보면서 번역하는 상황 이라 일반적인 시간 관념을 적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36. 36. 7170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다른 책 예를 들어보지요. 『위대한 발견의 숨겨진 역사』라는 책은 하루에 10시간 정도 작업했는데, 그렇게 하고도 두 달 반 정도 걸렸습니다. 이 책은 2004년 가을-겨울에 번역했는데, 원고지로 약 2,500매가 나왔습니다. 과학 상식도 필요한 데다 실험 내용도 종종 등장해서, 조사하고 검색하는 데 시간 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이름 찾고 확인하는 작업도 많았고, 실험 방식이 머 리에 그려지지 않아 상상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과학 분야에 정통 한 선배 번역가를 찾아가 여쭤보기도 했고요. 저 말고 다른 번역가들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번역가 M은 새벽에 일 찍 일어나 작업하기 시작해서, 하루 대략 10시간 정도 번역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한 달 동안 하는 양은 보통 한 달에 책 한 권. 책도 결코 얇지 않 아서 실제 원고지 매수를 따지면 꽤 되는 데다 주로 맡는 분야가 소설이라 작 업하기 쉽지도 않습니다. 일본어 번역가 G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나서 작업 시작하는데 마찬가지로 하루 10시간 정도 번역합니다. 작업 속도는 제가 이때까지 본 사 람 가운데 가장 빠르지 않나 싶은데, 1차 원고 마무리에 보통 열흘이면 된다 고 합니다. 대신 교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어서 다른 일도 하면서 하 다 보면 한 달에 한 권꼴로 마무리한다는군요. 책 번역만 하는 게 아니라 다 른 일도 병행하면서 그렇게 해낸다는 점이 놀라울 뿐입니다. 번역가 R은 평일에는 오전에 집안일을 어느 정도 해놓고 사무실 나가서 번역하지만, 주말에는 거의 하지 못합니다. 분량은 대략 두 달에 한 권 정도, 원고지로 1,500매 가량 번역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번역가가 처한 상황이나 실력, 맡게 되는 작품에 따라서 번역 기간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책 한 권을 마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반대로 하루에 원고지로 몇 쪽이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지요. 찾아야 할 것 도 많고 표현도 까다롭고 어렵다면 그만큼 하루에 할 수 있는 분량은 줄어들 테고, 반대로 잘 아는 내용에 표현도 쉬운 데다 찾을 내용도 별로 없다면 원 고량은 늘어나겠지요. 또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6시간이라면 10시 간 작업할 때보다 60퍼센트 정도밖에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책 난이도가 중간이고 작업 시간이 하루 7~8시간이고 작업 속도가 보 통이라고 가정할 때 하루에 원고지로 50~60쪽 정도는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렇게 20일 꼬박 작업하면 1,000-1,200매 정도 나오겠지요. 이것을 교정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25일에서 30일 잡으면 됩니다. 작업 일수가 그렇다는 뜻 이고, 쉬는 날까지 생각하면 더 늘어나겠지요.
  37. 37. 7372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QUESTION 11 번역에도 적성이 있겠죠? 어떤 일이든 그에 맞는 적성이 있게 마련이고, 이것은 번역도 예외가 아 닙니다. 번역에 맞는 적성이 무엇인지 알려면 번역의 특성을 조금 알아야 하 겠죠? 번역의 특성 1: 몸을 많이 안 움직인다 첫째, 번역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일이 아닙니다. 사무직 역시 크게 몸을 사용하는 일이 없기는 합니다만, 번역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혼자서든 공 동으로든 사무실을 내서 거기라도 나가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집에서 일하게 되니 짧은 거리조차 움직이지 않는 셈이지요. 게다가 개인마 다 다르겠지만, 보통 사람 만날 일도 그리 자주 있지 않아서 외출도 별로 하 지 않습니다. 번역의 특성 2: 꾸준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둘째, 책을 한 권 맡으면 그 책이 끝나는 한두 달 동안 일에 꾸준히 집중 해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출판 번역(책 번역)’을 다루니까 자세히 언급 하지는 않겠지만, 기술 번역이나 영상 번역은 일감 하나 맡아서 끝내기까지 열흘이 넘지 않는 일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호흡이 길지 않다는 말이지요. 책 번역은 호흡이 그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그 안에서 어느 정도 일정을 조 절할 여지가 있는 반면, 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한없이 늘어 질 소지가 있습니다. 번역의 특성 3: 혼자 싸우는 고독한 일이다 셋째, 번역은 혼자서 싸워야 하는 고독한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저자와 혼자 대화하면서 그 의도를 알아내려 애써야 하는 거죠. 같은 번역가들끼리 이런 어려움을 나눌 수는 있지만 번역을 대신해줄 수는 없기에, 결국 혼자서 책임져야만 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번역의 특성 4: 집요하고 꼼꼼한 구석이 필요하다 넷째, 번역은 집요하고 꼼꼼한 구석이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모른다고 대강 넘어가겠다는 자세로는 책 한 권을 마치기 어렵습니다. 책을 번역하다 보면 저자의 뜻을 알기 어려운 구절이 반드시 나오기 마련인데, 이것을 얼버 무려 넘기려고 하거나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태도는 번역가로서 발전할 수도 없고 신뢰도 주기 어렵습니다.
  38. 38. 757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이 정도만 살펴봐도, 번역이라는 작업이 상당히 외롭고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다음 질문에 답해보면서 자신의 적성을 한번 알 아보세요. 번역가 적성 테스트 ● 혼자 일하는 게 맞는가, 여럿이 같이 협력하면서 일하는 게 맞는가? ● 끈기 있게 꾸준히 일하는 게 맞는가, 단기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맞는가? ● 몸을 움직이는 일이 맞는가, 진득하게 앉아서 일하는 게 맞는가? ● 말하는 사람’인가, ‘글 쓰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몸 움직이기 좋아하고, 혼자 일하기보다 여럿이 일하는 게 좋고, 글보다 말이 편하고, 장기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싫은 사람은 번역 을 하면 안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 사람도 번역이 그 어떤 일보다 좋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몸 움직이는 건 운동으로 풀면 되고, 여럿이 일하는 건 공동 작업실 내면 되고, 말이 글보다 좋으면 통역을 겸해도 되고, 장기간 집중하기 어려우면 책 두 권에 분산하든 다른 일을 벌이든 하면 되 니까요. 중요한 것은 적성에 맞는가보다 번역을 얼마나 하고 싶은가입니다. QUESTION 12 제가 사람 만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번역하면 잘 맞지 않을까요? 번역가는 프리랜서입니다. 프리랜서는 직장인처럼 날마다 직장에 나가 마음 맞지 않는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은 인간관계를 어려 워하는 사람이나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남들과 어울려 일하기 어 려워하는 사람에게 대단한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업종이든 일은 인 간관계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란 개인적인 일 에 국한된 것들뿐이지요. 뚝딱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책 한 권이 세상에 나 오려면 온갖 사람의 손을 거칩니다. 작가가 글을 쓰면 이것을 편집자와 상의 하면서 고치고 또 고칩니다. 이렇게 해서 원고가 마무리되면, 내부 디자인과 표지 디자인에 들어가지요. 내용이 모두 결정되고 나면 인쇄소로 넘어가 여 러 공정을 밟습니다. 여기서도 다양한 사람이 개입하죠. 또 책이 나오면 온 갖 유통업자들을 건너서 독자에게 도착합니다. 이 길고도 복잡한 과정에 번역가가 모두 개입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알
  39. 39. 7776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아둬야 하고 또 관계해야 할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든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 니까 ‘난 사람 만나는 것도 별로고 인간성도 더러우니까 혼자 할 수 있는 일 을 해야 해’하고 생각해서 번역을 떠올렸다면, 마음 바꿔 먹는 편이 좋습니 다. 동굴에서 혼자 살지 않을 바에야 어느 정도 서로 맞춰가면서 살아야 하 지 않을까요. 하지만 ‘인간관계를 잘 맺으려고 노력하고 또 잘 맺고는 싶은데 그쪽으로 재능이 부족해서 그런지 잘 안 되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쪽으로 힘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잘 짚은 셈입니다. 저자의 한마디 실력이 우선인 이 세계에서도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누군가가 맘에 들 면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실력이 비슷한 역자 후보들 가운데 마 음 가는 사람에게 일도 주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능력은 세상살이 에 대단히 유익한 강점입니다. QUESTION 13 저는 책 읽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번역할 수 있을까요? 상식선에서 볼 때 좀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답변을 드리 자면, 좋아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조건이 있는데 사고력이 뛰어나야 합니 다. 앞서 영화 번역으로 대표되는 영상 번역도 있고, 기업체 관련 문서 등을 번역하는 기술 번역도 있다고 했는데, 영상 번역이나 기술 번역은 꼭 책을 좋 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출판 번역가가 되려고 한 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사실 제 주변에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번역가도 제법 있고, 저 자신도 다 독가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독자들 가운데 저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 도 상당할 것입니다. 문제는 책을 읽고 충분히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 하 는 점이겠지요. 책은 종류가 다양해서, 소설이나 수필 같은 문학 장르 외에 실용서, 경제.경영서, 인문.사회서, 과학서 등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각 분
  40. 40. 7978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part 1 번역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야에 필요한 책 읽기 방식도 조금씩 다르겠지요. 이렇게 방대한 분야를 모두 잘 알 수도 없고, 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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